▲ 박원경 DK동천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골절 사고’는 빙판길이 많은 겨울에 주로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절이 약한 상태에서 빗길에서 넘어지거나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여름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엉덩관절이라고도 불리는 고관절 골절의 경우 치료를 방치하면 6개월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0~30%가량 된다.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박원경 DK동천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고관절 골절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령자·폐경기 여성 고위험군
일상생활 중 낙상사고 주의를

◇골다공증 환자, 폐경기 여성, 고령자 주의

고관절은 신체에서 가장 크고 안정감 있는 관절이다.

박원경 DK동천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고관절은 엉덩관절이라고도 불리며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운동을 돕는 기능을 한다. 두터운 관절막에 싸여있고, 매우 안정적이고 운동범위가 큰 관절”이라고 설명했다.

고관절에 문제가 발생하면 당장 일상적인 활동에도 큰 제약이 가해져 삶의 질이 확연하게 떨어진다. 고관절 골절이 위협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을 특히 주의해야 할 유형은 골다공증 환자, 폐경기 여성, 고령자다.

이들은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골절에 취약하다. 따라서 작은 충격에도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박 전문의는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골반의 발달이 부족해 발달성 탈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의 경우에는 강력한 외력에 의해 탈구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의 환자에게서는 고관절 주위 골절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 높아

간혹 골절이 아닌 단순히 금만 갔다고 판단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보행을 하다 금 간 부분이 벌어지고, 뒤늦게 수술을 결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골절의 부위에 따라 보존적 처치를 할 것인지, 수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는 전문의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고령자의 고관절 수술은 위험도가 매우 높다. 실제로 고관절 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후 차도가 없어 장기간 입원해 병원에서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나이가 들면 뼈의 석회화가 진행돼 잘 아물지 않기 때문이다.

박 전문의는 “단순한 골절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관절 골절로 인해 거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합병증의 영향이 더 크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 내과질환을 동반한 고령환자가 고관절을 다쳐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욕창과 패혈증, 하지혈전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확률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넘어져 몸 움직이지 못하면 의심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크게 대퇴전자간부골절과 대퇴경부골절로 나뉜다.

박 전문의는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금속나사로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게 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에 상단부인 대퇴경부가 골절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고령자에게서 발생하는 고관절 부상은 바로 이 대퇴경부 골절인데 뼈가 약해 나사로 골절고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혈관손상으로 무혈성괴사 등의 합병증 발생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가정에서는 이러한 고령자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을 주지하고,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쿠션과 신발을 착용하고, 거동이 다소 불편한 경우에는 지팡이를 써야 한다. 낙차가 있는 계단은 특히 유의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 “만약 고령자가 넘어지고 나서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고관절 골절을 의심해봐야 하며, 최대한 빨리 병원에 내원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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