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가을 대한민국은 비엔날레로 시작돼 비엔날레로 마무리된다. ‘미디어시티 서울2016’는 24개국 작가들이 전시와 퍼포먼스, 체험행사와 심포지엄 등 미술의 향연으로 채워진다. 사진은 지난 2014년 행사장면.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

전국비엔날레 열풍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다.

9월1일 개막하는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영상, 설치, 사운드 등을 종합한 미디어아트 특화 비엔날레다.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여는 격년제 행사이며 ‘SeMA비엔날레’로도 불린다. 원래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로 출발했으나 2000년 이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뀐 뒤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행사는 아르코미술관 관장 출신의 아트디렉터 백지숙씨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주제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NERIRI KIRURU HARARA)’다. 일본 시인 다니카와 타로의 시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오는 상상 속 화성인의 말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언어, 또는 미지의 것으로 남아있는 과거, 이와함께 현재의 언어를 미디어예술로 표현하는 행사의 기획의도를 반영했다.

올해는 유럽 9개국, 아시아 5개국, 남미 3개국, 북미 2개국, 아프리카 2개국, 중동 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24개국에서 61명·팀이 참여한다. 행사장에서는 전 세계 각기 다른 문화권의 작가와 김희천, 이미래 등 젊은 작가부터 최고령 참여작가인 한묵에 이르기까지 국내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시티서울 내달 1일 개막
영상·사운드 등 미디어 특화
초현대미술 다양성 보여주는
광주비엔날레도 내달 2일 시작
부산도 3일부터 ‘미술의 향연’
창원·대구선 조각·사진 등 전시

◇광주

서울에서 시작된 미술 열풍은 하루 뒤 광주에서도 불기 시작한다.

9월2일 시작되는 ‘광주비엔날레 2016’는 27개국에서 온 97개팀 119명의 작가들이 약 2개월 간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WHAT DOES ART DO)’라는 주제로 개성 강한 창작물을 선보인다.

마린아리드 예술감독은 ‘제8기후대’라는 낯선 용어에 대해 “7개의 기후대로 이뤄진 지구의 환경 안에서 차원이 다른 ‘제8기후대’를 다같이 고민하고 싶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예술의 도구화, 상업예술시장의 팽창 등 예술적 제반 조건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예술이 무대의 중앙으로 되돌아 오도록 만들고자 한다. 영상, 설치, 평면, 퍼포먼스 등 주제는 같지만 표현방식이 다른 초현대미술의 다양성을 한 눈에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2011 베니스비엔날레 스페인관 및 2010 상파울로비엔날레 참여작가 도라 가르시아, 2015 베니스비엔날레 참여작가 필립 파레노, 2003 베니스비엔날레와 2012 카셀도큐멘타 참여 작가 왈리드 라드 등 스타 작가들이 대거 광주를 찾는다.

불과 일주일 밖에 남지않은 광주비엔날레 현장은 요즘 작품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외벽에는 가로 29m, 세로 16m 크기의 작품 ‘정보의 하늘’이 이미 모습을 드러냈다.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온 시각예술 분야 그룹 메타헤이븐(Metahaven)의 작품으로 가상 현실을 주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기배우 현빈을 홍보대사로 영입한 광주비엔날레는 내달 1일 개막식에서 홍보대사 위촉식을 마련하고, 주제공연에 이어 관람객들이 LED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빛의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 실험 정신이 뛰어난 작품을 출품한 작가에게는 ‘눈(Noon) 예술상’도 주어진다. 미술 발전에 공로를 세운 작가에게 중견작가상을, 젊은 작가에게 신진작가상을 수여한다. 각각 1만 달러와 5000달러의 상금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 2016 창원조각페스티벌 참여작가 한기창씨의 작품.

창원문화재단 제공

◇부산

서울과 광주에 이어 부산 또한 미술의 향연으로 가을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9월3일부터 11월30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개최되는 부산비엔날레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행사는 전시 개념의 ‘Project 1’과 ‘Project 2’,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Project 3’으로 구성된다.

Project 1에서는 90년대 이전의 한중일 아방가르드 미술을 다루고, Project 2는 90년대 이후에 대두한 글로벌 비엔날레 시스템을 보여준다. Project 3은 다양한 종교, 인종, 국적의 예술인들과 학자들이 모여 이 둘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프로그램과 세미나로 구성돼 미술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기회로 활용된다.

◇창원

전국적인 미술 열풍은 잠시 뜸을 들인 뒤 조각 분야의 특화된 비엔날레로 다시 일렁인다. 창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억조창생(億造創生)’이라는 주제 아래 9월22일 개막해 10월23일까지 한달여 간 용지호수공원과 성산아트홀, 문신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 맞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앞서 소개된 비엔날레에 비해 다소 낮은 인지도로 고전하지만 특화된 장르인 현대조각의 위상을 높이면서 세계적 반열의 작가를 초청하는 등 새로운 미술축제의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야외전과 실내전에 걸쳐 총 30여 명의 조각가가 참여하며, 이들 중 몇몇 작품은 영구적으로 설치되기도 한다. 올해는 특히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국제 조각공모전의 당선작가 6인의 특별전도 열리며, 기존 개막식의 틀을 깨는 퍼포먼스 이벤트도 마련된다.

◇대구

마지막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아시아의 참신성과 실험성, 시간(역사)과 공간, 그리고 환경에 주안점을 둔다. 주제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다. 21세기에 국경은 의미가 없으며, 사람들의 자유로운 행보와 거대한 정보의 흐름 속에 사진예술의 향방을 가늠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주전시 ‘아시안 익스프레스’는 20세기 후반 특급열차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는 아시아의 상황과 환경에 대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인다. 일본의 나오야 요시카와가 예술감독, 그리고 김이삭(한국), 마나부 토리하라(일본), 지옹 주(중국)가 큐레이터를 맡는다.

특별전 ‘사진 속의 나’에서는 삶의 증명, 미의 증명, 다층간의 공유를 위한 셀프 포트레이트 사진가의 작품이 대거 소개된다. 이밖에 세계 사진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포트폴리오 리뷰’, 비엔날레 발전 방향과 현대 사진의 담론을 논의하는 ‘국제사진심포지엄’, 만 40세 이하의 젊은 사진가들의 국제사진전 ‘2016 국제젊은사진가전’, 사진의 기본 원리를 배우는 ‘사진 체험 교실’, 커피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일상 모습을 찾는 ‘커피 사진 공모전’ 등의 부대 행사 및 이벤트도 진행된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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