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배임 고의·석유공사 손해 모두 인정 안돼”…검찰, 대법원 상고 전망

캐나다 자원개발 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국고 수천억원을 낭비한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영원(65)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광만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사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전 사장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고, 하베스트 인수 때문에 석유공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기업을 인수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은 통례인데, 유사한 기업 인수 사례와 비교할 때 석유공사가 지급한 금액이 지나치게 많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 전 사장이 재직할 때 석유공사가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하베스트 지분을 인수했다는 검찰 주장이나 판단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또 “인수 이후 하베스트의 사업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는 인수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베스트는 비교적 저렴한 중동산 원유를 수입·가공해 북미 시장에 판매해왔는데, 중동산 원유는 2011년 들어 미국 셰일가스 개발과 대량 공급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이는 2009년 하베스트 인수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사장은 재직 중이던 2009년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와 정유부문 자회사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을 인수하며 시장 가격인 주당 7.31캐나다달러보다 높은 주당 10캐나다달러를 지불해 회사에 5천500억여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앞서 강 전 사장에게 올해 1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례적으로 직접기자들과 만나 항소 계획을 공식 브리핑하는 등 ‘국고 손실’에 대한 법원 판단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지검장은 당시 “공중으로 날아간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은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항소심에서) 판결의 부당성을 다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소심도 같은 결론을 내림에 따라 검찰이 상고할 것으로 보여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내려질 전망이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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