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일대 연구팀, 쥐에서 지카 질 감염 경로 밝혀

임신부가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소두증이나 뇌질환을 앓는 아기가 태어나는데, 성접촉 감염으로도 같은 결과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뿐 아니라 지카에 걸린 사람과의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2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새끼를 밴 쥐의 질에 지카바이러스를 감염시키자 쥐의 질 점막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며 4~5일 정도 존재했다. 여성의 생식기관인 질이 지카바이러스의 ‘저장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쥐의 자궁 안에서 자라는 새끼 쥐의 뇌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새끼 쥐는 소두증 아기와 마찬가지로 뇌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7일 “이번 연구로 바이러스가 질과 자궁 경부(입구)를 거쳐 자궁 안 태아에게 직접 침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카바이러스는 혈액을 타고 태아의 뇌에 침투한다고 알려졌다. 오 교수는 지난 6월 한국인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중 1명의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는 “유행지역을 여행하다가 지카에 걸린 남성이 임신한 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 이집트숲모기(지카 매개 모기)가 없는 국내에서도 소두증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