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생 전 울산광역시 시의회 부의장

우리 군은 지난 2014년 10월 북한이 발사한 SLBM의 사거리가 30㎞에 그친 것을 실패로 규정했고 지난 5월엔 SLBM이 실전 배치되려면 적어도 3-4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발사된 SLBM은 우리 군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500㎞를 비행,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80㎞정도 침범한 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드러나 SLBM의 실전배치가 현실화됐으며 남한전역이 SLBM의 사정권에 포위된 실정이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은 탐지가 어려워 대응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북한의 위협이 공갈이 아닌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또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발사하는 이동식 발사대를 운용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사일 방어용 사드를 배치할 장소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김천과 성주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만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은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사태에 함몰,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남의나라 일 인양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박대통령이 을지훈련중인 모 부대를 방문, 김정은의 돌발행동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하라는 지시를 했지만 우리가 북한보다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나 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다들 알다시피 자주국방은 말로만 이뤄지는 아니라 우리가 북한보다 전략적 우위를 점했을 경우 단호한 조치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착각은 자유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력에 대한 오판은 북한에겐 최고의 기회지만 우리에겐 최악의 재앙이다. 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대응력을 사전에 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의 힘만 믿고 큰소리 뻥뻥치는 것은 못난 약자가 강자에게 취할 수 있는 최적의 무기지만 상대가 바보가 아니고선 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영국의 극작가 겸 소설가·비평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조지버나드 쇼의 묘비에 남겨진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란 글이 그 어느때보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사드배치를 결정하기 위해 우물쭈물 하는 동안 북한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제2,제3의 전략무기를 실용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춘생 전 울산광역시 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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