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프로야구 4년차 투수 이승호(26)가 빈약한 LG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승호가 정규시즌 시험무대인 시범경기에서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지난해마운드 부재로 애태웠던 김성근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는 것.

 지난해 탈삼진 2위에 올랐던 SK 투수 이승호(25)의 유명세에 가려 있었고 데뷔후 변변치 않은 성적 때문에 야구 팬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승호는 27일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이승호는 6이닝 동안 무려 삼진 7개를 뽑으며 2안타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쾌투를 선보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에 그쳤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직구와 변화무쌍한 슬라이더, 상대 타자의 허를 찌르는 두뇌피칭은 에이스급 수준이었다.

 묵직한 직구를 뿌릴때 자신감에 넘쳐 있었고 용병타자 제이 데이비스, 「차세대거포」 김태균 등이 버티는 한화의 중심타선과 정면승부로 맞서 삼진을 잇따라 잡아내는 과감함을 보였다.

 이승호는 지난 21일 SK전에서도 선발등판,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아내며 상대타선을 3안타 2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피칭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99년 프로에 입문한 이승호는 2000년 5월24일 해태전에서 완봉승하며 그해 6승을 올린 것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별 볼일 없는 투수였다.

 지난해에도 제구력 난조로 2군을 오가며 14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에 허덕였다.

 하지만 이승호는 지난 겨울 일본 오키나와 해외 전지훈련에서 김 감독과 일본인투수코치 가토로부터 제구력에 대한 집중적인 조련을 받은 후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해 선발 주축이었던 용병투수 해리거와 발데스가 기대에 못미치는 투구로팀 방어율 꼴찌(5.09)를 했던 LG로서는 이승호의 괄목상대한 발전이 여간 반가운 게아니다.

 김 감독은 『제1선발은 용병 라벨로 만자니오에게 맡길 생각이지만 다른 선발은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며 『이승호가 전지훈련 이후 구속과 구위가 몰라보게 좋아져선발 기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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