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정치경제팀

“울산지역의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도 IT쪽은 사람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수도권에서 사람을 데려 올 수밖에 없어요.”

얼마 전 취재과정에서 만난 지역 한 벤처기업 대표의 푸념이다. 이 회사는 올해 미래창조과학부 K-ICT 글로벌 300기업에 선정된 바 있는 울산의 IT분야 유망 중소기업으로, 설립 2년여 밖에 되지 않았으나 창의적 기술을 기반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체 직원 13명 가운데 울산 출신은 대표를 포함해 2~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수도권 등 외지에서 채용한 직원들이다. 본사는 울산에 있으나 직원은 외지에서 채용해야 하는 씁쓸한 현실인 셈이다.

IT 업종의 또 다른 업체대표는 “아무래도 울산에는 4년제 대학수가 적은데다 IT관련 학과도 많지 않아 애초 인력풀 자체가 작다. 또한 졸업을 하더라도 서울 등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울산 출신을 뽑으려야 뽑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들 뿐 아니라 지역의 IT(정보기술)와 SW(소프트웨어) 벤처·중소기업들 상당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처럼 관련 분야 인재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인력채용 문제로 울산을 떠나거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울산지역의 ‘창의인력’ 부재 현상은 최근 발표된 산업연구원 보고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창의인력은 전국 창의인력 592만명의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0.9%) 다음으로 낮은 수치로 서울(26.2%), 경기(27.7%)와 비교하면 창의인력은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이다. 울산지역내 전체 취업자 가운데서도 창의인력 비율은 18.5%에 그쳤다.

김기현 시장은 지난 2014년 7월 취임 후 ‘품격있고 따뜻한 창조도시 울산’ 건설을 비전으로 창조도시 울산 만들기에 진력해왔다. 그러나 정작 창조도시를 만드는 핵심 자원이자 창조경제의 한 주체인 창의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근원적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창의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창조도시 울산 만들기는 ‘어불성설’이 아닐까.

차형석 정치경제팀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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