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중국팬 최대 3만명 집결 예상

▲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하루 앞둔 31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응원단으로 뒤덮인 채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대비해야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루는 데는 열성적인 팬들의 헌신적인 응원도 큰 몫을 차지했다.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국내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대~한 민국!’ 함성에 태극전사들은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9월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는 ‘대~한민국’ 함성 대신 ‘자여우(加油)’의 외침이 더 크게 울려 퍼질 태세다.

중국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1만5000장의 티켓을 확보하는 등 최대 3만여 명의 중국 팬들이 한중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한국 축구의 심장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극전사들이 원정 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원정 같은 홈 경기’를 치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축구 굴기(堀起·우뚝 섬)’ 정책에 힘을 받은 중국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어마어마한 당근책을 대표팀에 내걸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대표팀 선수단에 6000만 위안(약 100억원)의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여기에 매 경기 300만 위안(약 5억원)의 승리수당을 내걸었고, 본선 티켓을 따면 대표팀 스폰서들이 3000만 위안(약 50억원)의 포상금을 내놓기로 했다.

선수들은 원정경기를 모두 전세기로 이동한다. 역대 최상급 대우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최종예선 첫 상대가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리는 한국이다 보니 중국축구협회는 ‘홈 같은 원정’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응원단을 앞세운 인해전술을 계획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이번 한중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에 최대 5만장의 입장티켓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국내 판매분을 고려해 경기장 남쪽 1, 2층의 1만5000 석만 중국축구협회에 판매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판매분에 더해 국내 여행사들이 중국 여행사들과 계약한 ‘원정응원 패키지 상품’은 물론 국내 거주 중국인들의 개별 구매까지 합치면 최대 3만명 이상의 중국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분석이다.

이번 경기에 판매되는 입장권은 6만4000여장 인 것을 고려하면 경기장의 절반 정도가 중국팬들로 들어찰 수도 있다.

“자칫 중국 응원단으로 뒤덮인 경기장에서 경기할 수도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 응원단은 이미 국가대표 경기뿐만 아니라 프로팀들이 나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때도 대규모 원정응원에 나선 바 있다.

201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저우 헝다의 결승전 때에는 8000명의 중국팬이 입장했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이번 한중전에서 국내 단일 경기 외국인 관중 최다 입장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단일 경기에 가장 많은 외국인이 응원에 나선 것은 1997년 11월 서울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이다.

당시 일본팬 1만 명이 입장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4만8000여장(중국 판매분 1만5000장 포함)이 예매됐다”며 “오늘 자정에 예약이 마감되고 나머지 수량은 경기 당일 현장에서 판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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