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7월 울산 건설수주액, 전년 동월比 최대 91% 감소

두달 연속 1천억원대로 ‘뚝...같은달 아파트 신축도 전무

▲ 경상일보 자료사진
주력제조업의 부진으로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울산지역 건설경기도 바닥을 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공장증축 및 기계설비 설치가 감소한데다 아파트 등 대규모 건축 수주가 말라버리면서 지난 6~7월 건설수주액도 곤두박질쳤다.

31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울산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6~7월 울산지역 건설수주액은 전년대비 각각 91.3%, 52.6% 감소한 1367억원과 1874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수주액은 올들어 지난 2월(426억원)을 제외하고는 월 평균 3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두달 연속 1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공종별로 보면 지난 7월 공장 및 창고 등 건축부문 수주액은 전년대비 890% 증가했으나, 기계설치 등 토목부분에서 90% 감소했다. 그러나 건축부문의 900%에 가까운 수주액 증가는 지난해 7월 100억여원의 저조한 수주액을 기록한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실질적인 수주액은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토목분야 수주액은 지난 6월부터 두달 연속 전년대비 80%대의 감소폭을 유지했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이 시기에 현대자동차의 공장 증축공사를 위한 토목공사 수주액만 4000억여원에 달했는데 올해는 10% 수준인 380억원 수준”이라며 “이 외에도 석유공사와 S-OIL 등에서 진행한 대규모 공사가 좀 있었는데 올해는 공장의 신규 기계설치도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발주자별로는 민간부문에서 7.1% 증가했으나 공공부문에서 무려 93.4%나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서 실행하는 건설공사는 상반기에 조기집행하는 경향이 많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에 공공부문 공사가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현재 공공기관의 신규 발주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울산지역 아파트 시장도 건설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7월간 울산지역에서 공사에 들어간 신규 아파트 건설현장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5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 1000억원 이상의 수주액이 발생하지만 이마저도 씨가 마른 것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은 “부산과 경남지역 등에서는 재개발 공사가 활발히 이뤄져 건설경기가 좋은데 비해, 울산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는 대규모 관급공사나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면 한번에 경기가 호전될 수 있다”며 “건설경기가 지역 경기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대규모 아파트공사가 진행되면 반전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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