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공무원의 비위가 또다시 지역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공직사회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지적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 31일 새벽 12시 넘어 술 취한 울산시교육청공무원이 여성이 타고 있는 남의 차를 운전해 모텔 주차장까지 갔다가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또 비슷한 시각 울산해양경비안전서 경찰도 술에 취해 즉석만남을 한 여성의 가방과 옷을 들고 갔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불잡혔다. 이들은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저지른 행동이라고 변명을 하고 있으나 위법 여부를 떠나 공직자가 만취해 일반 시민들에게 불쾌감이나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한 것만으로도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울산지역 시설직 공무원들의 비리로 인해 검찰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미 관련 공무원을 비롯한 4명이 구속되고 조사대상에 포함됐던 공무원이 자살을 하는 등 공직사회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임에도 울산 공직사회는 전혀 긴장감이 없는 듯하다.

앞서 올해 초에도 울산지역 경찰들의 비위가 잇달아 발생해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3월29일에는 간부 경찰이 늦은 시각 후배 여경을 술자리에 불러내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했다가 논란이 일었다. 1월에는 경위가 회식 뒤 술 취한 부하 여경을 집에 데려주겠다고 하고는 모텔로 데려갔다가 파면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가 1계급 강등된 경찰도 있었다.

공직자의 높은 도덕성은 수없이 강조되고 있다. 시민을 계도하고 법을 집행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강해이와 도덕불감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공무원에 대한 교육이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으나 승진과 그에 따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에 치중돼 있고, 행동윤리와 관련된 교육은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비위사건의 대부분은 술에 대해 관대한 우리 사회문화에 그 원인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우선은 이같은 비위를 저지른 공직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백벌백계(百罰百戒)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아울러 술에 의한 비위근절을 위한 교육도 정례화해야만 비로소 공직사회의 기강이 바로 잡힐 듯하다. 모든 사람들이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지만 공공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기업에서도 매년 성폭력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것처럼 말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