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 분야 방대한 통계조사
국가통계포털 등에서 확인 가능

▲ 김용길 동남지방통계청 울산사무소장

요즘 흔히들 말하는 빅데이터로 분석해보지는 않았으나 최근 수년간 언론매체에서 ‘출산율’ ‘집값’ ‘3포세대’ ‘맞벌이’ ‘어린이집’ 등의 단어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단어들은 과거 80~90년대에는 요즘처럼 자주 등장하지 않았거나 아예 존재하지도 않던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밀접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생겨났을 것이고, 맞벌이를 안하면 도저히 집을 살 수가 없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 보편화된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왜 취업과 결혼, 집 사기가 그토록 어려운 시대가 되었을까?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인구통계학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인구는 약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와 그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1000만명에 달하는 에코 세대(1979~92년생)가 사회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세대가 취업할 시기에 경쟁이 심해져 취업난이 발생했고, 본격적으로 집을 구입할 시기에는 집값이 급등했다.

이제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할 때가 되었으니 취업난이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낙관할 수도 있지만 1000만명 가까이 되는 에코세대가 취업전선에 대기하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또한 1992년생 이후로는 소위 인구절벽에 가까운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아마도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살림살이인 2017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확정됐다. 올해보다 3%가 늘어 최초로 400조를 넘기며 슈퍼 예산안이라는 용어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예산 편성 과정을 살펴보면 통계가 상당부문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아동정책조정 및 인권증진’ 분야에 올해에 비해 5배 정도가 늘어난 38억8000만원이 책정되었는데, 예방접종 여부, 양육수당 미신청, 장기결석 등 행정자료를 활용해 아동학대를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은 줄이는 대신 복지예산은 5% 이상 확대하는 등 저출산 문제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남성육아휴직 및 난임시술 지원 확대, 신혼부부·청년층을 위한 행복주택 공급 확대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거의 모든 분야의 예산 편성에 있어서 통계는 기초자료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산업동향 부문(경제총조사, 운수업조사, 서비스업동향조사, 광업제조업동향조사, 소비자물가조사 등), 고용동향 부문(경제활동인구조사, 지역별고용조사, 집세조사 등), 가계부문(가계동향조사, 사교육비조사 등), 농어업부문(농림어업조사, 농어가경제조사, 어업생산동향조사 등)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통계청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국가통계포털(KOSIS)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사회의 각 분야에 걸쳐 방대한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는 통계청 조사원의 땀과 통계조사 대상처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국가통계포털은 통계청 홈페이지 또는 검색포털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수록돼 있으니 많은 활용이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9월1일 제22회 통계의 날을 맞이하여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실시한 3대 총조사(인구주택총조사, 농림어업총조사, 경제총조사)에 적극 협조해주신 울산시민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김용길 동남지방통계청 울산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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