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금 규모 3배 넘게 증가
늘어난 비거리에 코스도 길어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는 1996년 8월 29일(미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그레이터 밀워키 오픈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우즈는 20년 동안 메이저대회 14승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79승을 올렸다. PGA투어에서 상금으로 벌어들인 돈만 1억1000만 달러에 이른다.

우즈가 프로 전향을 앞둔 1996년 여름 골프 업계는 우즈의 몸값을 150만 달러 안팎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나이키는 750만 달러의 계약금과 연간 650만 달러를 지급하는 초대형 계약을 터트렸다. 아울러 타이틀리스트도 클럽과 볼을 사용하는 대가로 3년 동안 350만 달러를 주기로 했다. 골프 역사상 상금 말고 1년에 5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번 선수는 우즈가 처음이었다.

PGA투어는 말하자면 우즈 이전 시대와 우즈 시대로 나뉜다.

우즈 시대는 우즈 이전 시대와 크게 다르다. 우즈 이전 시대와 우즈 시대 사이의 변화는 뽕밭이 바다가 됐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딱 맞는다.

가장 큰 변화는 상금 규모다.

1996년 8월 말 PGA투어 상금랭킹 1위는 필 미컬슨(미국)이었다. 시즌 상금은 157만4799달러. 마크 브룩스(미국)가 135만 달러로 추격하고 있었다.

1일 현재 PGA 투어 상금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의 시즌 상금은 791만3362달러다. 2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732만5185달러를 벌었다. 이번 시즌에 상금 500만 달러를 넘긴 선수만도 5명이다.

우즈가 데뷔한 1996년 PGA투어 대회 총상금은 평균 152만9000 달러였다. 지금은 692만6000 달러나 된다. 3배 넘게 많아졌다.

우승 상금은 평균 26만3000 달러에서 125만8000 달러로 늘어났다.

우즈 시대에 전성기를 누린 선수와 우즈 시대 이전에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의 수입을 살펴보면 우즈 시대의 호황이 더 분명해진다.

1996년 당시 통산 상금 1위는 유일하게 1000만 달러 고지를 돌파한 그렉 노먼(호주)이었다. 그는 우즈가 등장하기 전에 1048만 달러를 모았지만, 우즈가 등장한 뒤에는 400만 달러를 보태는 데 그쳤다.

1996년 당시 통산 상금 2위 톰 카이트 역시 965만달러의 상금이 20년 동안 138만 달러를 더 벌었을 뿐이다. 이들은 우즈가 등장할 때 이미 전성기가 지나고 있었다. 우즈 시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미컬슨과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등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부를 쌓았다.

미컬슨은 통산 상금이 7719달러이나 되고, 싱은 6766만 달러를 벌었다. 엘스도 상금 수입이 4632만 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상금 수입 대부분을 우즈 시대에 벌었다.

미컬슨과 싱, 엘스가 우즈와 같은 시대에 선수로 뛰어 불운하다는 말도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골프다이제스트는 지적했다.

미컬슨과 싱, 엘스는 우승 트로피 대부분을 우즈가 투어에 등장한 이후에 올렸다.

미컬슨은 통산 42승 가운데 33승을 우즈가 데뷔한 후에 일궜다. 싱 역시 34승 가운데 31승이 우즈와 경쟁을 통해 따냈고 엘스는 19승 가운데 16승을 우즈를 따돌리고 이뤄냈다.

우즈 시대가 이전 시대와 크게 다른 것 가운데 하나가 선수들 장타력이다.

우즈가 정식 투어 멤버가 아니었던 1996년 PGA투어 최장타자 존 댈리(미국)의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86.6야드였다. 280야드를 넘겨 친 선수는 9명 뿐이었다.

현재 PGA투어 장타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평균 314.4야드를 때린다. J.B 홈스, 토니 피나우, 버바 왓슨(이상 미국) 등 모두 4명이 310야드를 넘게 날린다. 평균 비거리 300야드를 넘긴 선수는 무려 28명이다. 댈리가 1996년 1위를 차지할 때 기록한 286.6야드라면 투어에서 136위에 해당한다.

1996년 투어 선수 평균 비거리는 265.3야드지만 지금은 289.7야드로 20야드 넘게 늘었다.

코스도 길어졌다.

당시 코스 평균 전장은 6977야드였다. 지금은 7218야드로 집계됐다.

전장이 7000 야드를 넘는 코스는 투어 대회 개최 골프장 가운데 52%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000 야드에 미치지 못하는 코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들 장타력을 감당하려고 코스를 경쟁적으로 늘린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1996년에는 6925야드였지만 올해는 7445야드였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개최지 TPC소그래스 역시 20년 전에는 6896야드였으나 지금은 7215야드짜리 코스로 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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