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있어 전시컨벤션센터는 ‘있으면 더 좋은’ 문화시설이 아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인 울산이 한단계 성장을 꾀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매우 중요한 산업시설이다. 울산시는 “조선업 침체로 큰 어려움에 처한 울산의 위기극복에 있어 조선해양산업 분야로 특화한 전시컨벤션센터가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 상임위를 설득한 결과 어렵게 128억원이 편성됐다. 그런데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한밤중 밀실야합의 희생양이 돼버린 것이다.
국회는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끌어온 울산이 현재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산업지도를 바꾸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뻔히 알면서도 당리당략을 챙기느라 모르는 척했다면 분명한 직무유기라 할 것이다.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이자 미래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을 위시한 수백개의 협력업체가 있는 울산의 조선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간이기도 하다. 전시컨벤션센터는 그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중요한 거점이 될 시설인 것이다.
알다시피 전시컨벤션은 상품과 지식, 정보 등의 교류를 위한 회의 또는 전시를 위한 공간을 갖춘 장소이자 각종 이벤트와 전시회 등을 기획 수행한다. 집적도가 높은 공간에서 합치된 목적을 효율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정보화시대의 제3미디어로 평가된다. 따라서 당장에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더라도 글로벌 산업도시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반드시 필요한 공간으로 인식된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대도시들이 대부분 컨벤션센터를 갖추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울산은 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기업들의 주력공장이 대부분 들어와 있는 산업수도이다. 특히 대규모 고용과 연관산업의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조선산업의 위기극복를 위해 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과 같은 특단의 기업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중국의 조선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단순한 생산에서 벗어나 구조고도화와 융합, R&D를 위한 정보교류, 조선해양 전문 박람회 등을 담당할 전시컨벤션센터 없이 경쟁력 향상은 불가능하다. 전시컨벤션센터 예산을 삭감해버린 국회는 울산의 경기회복과 조선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책임감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