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바닷물의 염분농도는 3%가량이라고 한다. 하천수 유입이 많은 곳은 농도가 더 낮기도 하고 증발이 많은 곳은 더 높기도 하지만 대체로 3~3.5%이다. 3%의 소금은 바닷물이 썩지 않고 생태계를 유지하는 비결인 셈이다. 울산시 남구 주민의 3%인 1만4명이 ‘천사계좌’에 가입했다고 한다. 천사계좌가 시작된지 3년8개월만이다. 천사계좌는 2013년 본보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으로 시작한 지역특화 소액개인기부 프로그램이다.

공동모금회는 지난해부터 울산시민 3%의 천사계좌 가입을 목표로 삼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결과 남구민 3%가 천사가 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3%의 소금이 바다의 생태계를 지켜주듯 3%의 ‘천사’들이 우리 공동체의 행복을 지켜줄 것이란 믿음과 함께 남구의 따뜻한 온기가 울산 전역으로 퍼져 나갈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남구는 매달 한 계좌에 1004원(3계좌부터 가입)인 천사계좌 뿐 아니라 매달 3만원을 기부하는 ‘착한가게’에 1250개 업소가 가입했고, 연간 100만원 이상 기부하는 ‘착한기업’에 50개 업체가 가입했다. 이로써 남구민들이 연간 내놓는 성금은 8억원이 된다. 연말 집중모금기간에 1개 대기업이 한번에 내놓은 성금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 가치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천사계좌, 착한가게, 착한기업의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의 쌈짓돈에는 이웃을 생각하는 진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남구가 이같은 성과를 이룬 것은 정말 기념할만한 일이다. 그래서 공동모금회와 남구청이 1일 구청한마음광장에서 가진 ‘나눔천사 구(區) 선포식’은 그 어떤 기념식보다 따뜻하고 보람이 있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말로만 잘사는 도시가 아니라 기부도 1등 도시가 돼 자랑스럽다”면서 “건강한 풀뿌리 기부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소득이 높은 주민들이 많이 사는 ‘부자 남구’가 아닌 그야말로 ‘품격 있는 남구’가 된 것이다.

울산은 매년 모금 성적이 좋은 도시로 꼽힌다. 기업기부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와 노조가 공동이름으로 내놓은 거금의 가치가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인기부가 적은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액개인기부는 성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웃과 아픔을 함께 하는 따뜻한 공동체 형성이라는 기부의 근본정신을 실현하는 일이므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눔천사 남구’가 된 것을 계기로 시민들의 더많은 기부가 이어져 울산시민 3%가 천사가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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