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건영 울산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40대 직장인 김씨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코골이가 심했지만, 아버지나 친척 어르신들 중에도 코를 고는 사람이 많아서 흠이라거나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젊은 시절에는 운동하거나 술 마신 날에 코를 많이 골았기 때문에 피로와 술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을 하면서 체중도 증가했고, 코골이는 일상이 됐다. 코를 곤다는 것 때문에 종종 아내의 잔소리를 듣기도 했다. 어느날 밤, 곤히 잠들었는데 갑자기 아내가 깨웠다. 잠을 자면서 코를 골다가 숨을 20초가량 쉬지 않는 것을 몇 번 반복했다는 것이다. 다음날 병원을 찾은 김씨는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았다.

코막힘 원인분석 치료법 결정
수술·보조기 착용 숨길 열어
생활습관도 개선해야 효과

◇10초 이상 숨 쉬지 않는 횟수가 5번 이상 반복

수면 무호흡증이란 말 그대로 자는 도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안건영 울산하나이비인후과 전문의는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관찰된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5번 이상이면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주간 졸림과 지속적인 피로감 등의 대표적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할 경우 고혈압, 부정맥, 성욕감퇴, 발기부전,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신경정신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수면무호흡증의 악화요인으로는 과체중(목안쪽), 코막힘, 편도선비대, 무턱 등이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어떤 방식으로 진단하게 될까.

안 전문의는 “내시경을 통해 코 안 비중격과 비염상태를 확인하고,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코막힘의 원인을 확인한다. 실질적으로 자면서 어디가 어떻게 좁아셔서 코를 골고 무호흡이 나타나는지를 수면내시경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또 목젖이 큰 지, 편도가 비대한지, 혀가 뒤로 말려들어가는지 등을 확인해 치료방향을 결정짓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면 내시경 이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뇌중추에 문제가 있어서 산소를 보내라는 신호를 보내지 못하는지, 코와 목 안의 숨길이 좁아져서 무호흡이 있는지를 감별한다”고 말했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을 자면서 뇌파, 호흡, 심전도, 적외선 비디오 촬영 등을 통해 무호흡은 물론 수면의 질 전체를 측정하는 검사다.

◇치료 받으면서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수면무호흡증은 수술적인 방법과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수술치료는 보통 보다 커진 편도나 편도 주변의 아데노이드 때문에 공기가 들고 나는 통로가 좁아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 경우 이를 절제하는 것이다.

안 전문의는 “환자에 따라 목젖과 편도가 비대하면 제거해주고, 목젖 위 연구개 부분이 처져 있으면 절개 후 끌어당겨 봉합해주는 수술을 시행하는데 이 수술로 인해 숨길이 넓어질 수 있다. 만약 비염 때문에 코막힘이 있다면 레이저 수술을 하고, 코뼈가 휘어져 있다면 교정술로 숨길을 넓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가볍다면 지속적 비강 양압기 착용 및 구강 장치 같은 보조기구로 치료할 수도 있다.

안 전문의는 “들여마신 공기가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는 이유는 공기를 마시기 위해 폐에서 목구멍까지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혀 뒤의 편도 등 공기 통로 주변 조직들이 달라붙기 때문이다. 덜 달라붙으면 코골이가 생기고 완전히 붙으면 무호흡이 생긴다. 따라서 양압기는 목구멍 부분의 압력을 높여서 통로 주변 조직들이 달라붙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틀니와 비슷한 방법으로 착용하는 구강내 장치도 도움이 된다. 이 장치를 착용하면 아래턱을 원래 위치보다 앞으로 당겨줘 아래턱과 연결된 혀가 앞으로 나오면서 혀 뒤에 호흡하는 통로가 넓어지면서 코골이가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중 조절과 금주,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이다.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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