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 DK동천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뇌동맥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질환의 일종으로 혈관 벽의 한 부분이 약해져 혈관이 작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이를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파열돼 ‘뇌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면서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극심한 두통, 구토, 의식소실 등 갑작스러운 징후를 경험하면서 병원을 찾는데 치료하기엔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뇌동맥류는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일단 터지면 사망률이 높기 때문인데 그 시점을 정확하게 알기도 어렵다.

또 발병 환자의 15%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기도 하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이 높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송영 DK동천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와 함께 뇌동맥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뇌동맥류가 시작되면 번개가 번쩍할 정도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혈관 벽 약한 부위 작은 풍선처럼 부풀어
갑자기 파열되면서 두통·구토 등 일으켜
중년 이후엔 증상 없어도 뇌혈관 검사를

◇극심한 두통 있다면 가능한 빨리 병원진료 받아야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송영 DK동천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동맥류가 동맥가지나 근위부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봤을 때 혈역학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지는 부위에 균열이 발생해 동맥류가 발생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주로 40~60대에서 발병 빈도가 높으며 약 20%에서 다발성 동맥류가 발견된다. 드물지만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혈관 벽에 손상이 생기는 경우나 유전적으로 혈관 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가 시작되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하거나 번개가 번쩍할 정도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송 전문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평생 이렇게 아파본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출혈로 뇌막이 자극돼 오심, 구토,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밀폐된 공간인 두개골의 압력이 상승해 의식이 저하되거나,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또 동반된 뇌내 출혈로 인해 반신마비 등이 발생하기도 하며, 의식저하 또는 인지능력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뇌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송 전문의는 “아주 작은 뇌동맥류가 터져서 그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이 경우,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대다수가 1주일 이내에 재출혈하며, 출혈 반복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극심한 두통이 있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15% 병원 도착 전 사망·28% 치료 도중 사망

뇌동맥류는 비파열성 동맥류와 파열성 동맥류로 나뉠 수 있다. 비파열성 동맥류는 환자가 고령이면서 다른 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파열성 동맥류는 재출혈 가능성을 낮추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시술이나 수술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료방법은 개두술 및 뇌동맥류 결찰술과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이 있다.

송 전문의는 “뇌동맥류 결찰술은 신경외과의 전통적인 방법의 수술로 두개골편을 제거하고 뇌조직 사이에 위치한 뇌동맥류를 확보한 후, 작은 클립으로 해당 부위를 결찰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은 다리 쪽의 대퇴동맥을 통해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삽입해 뇌동맥에 접근한 후 뇌동맥류에 코일을 넣어 막는 시술이다. 환자로서는 개두술을 하는 결찰술보다 부담이 적다. 하지만 모든 동맥류에 코일 색전술을 시술할 수 없으며, 결과가 나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뇌동맥류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지고, 정상생활로 복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약 15% 정도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며, 28% 정도는 치료 도중 사망한다. 생존자 중에서도 18% 정도만 장애 없이 정상생활을 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송 전문의는 “뇌동맥류의 경우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명확한 예방법도 없다. 다만 중년 이후로 접어들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뇌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미리 발견된다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뇌혈관이 혈류에 압력을 받아 뇌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뇌혈관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나 흡연 등이 관련있다는 연구가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으며, 절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거나 두통이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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