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외국산 철강에 대한 세이프가드발동에 항의, 1억달러 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기구에도 철강분쟁 조정을 요청하는 등 기구 가입 3개월만에 첫 권리행사에 나서 추이가 주목된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7일 WTO 중국 대표부의 리언헝 부대표 말을 인용, 중국이 유럽연합(EU)과 함께 WTO 분쟁위원회에 미국의 철강 수입관세제한 등의 WTO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스광셩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은 25일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미국철강업계가 난관에 직면한 것은 구조조정 문제로 인한 것이지 수입량 증가 때문이아니라고 지적하며 대미 보상 투쟁 및 WTO를 상대로 한 중재 요청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홍콩경제일보가 26일 보도했다. 스 부장은 철강 수입에 대한 관세부과는 미국 철강업계의 구조 조정을 지연시키고 자국 철강제품의 경쟁력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경제일보는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대표단이 워싱턴에서 미국측과 철재 반덤핑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에 WTO 협의 위반에 대한 1억달러의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WTO 가입 후 회원국 권리를 주장하는 첫 사례로 WTO의 조정 능력 및 미국의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대외무역경제합작부는 또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대만 등지로부터 수입된 압연강철판에 대한 덤핑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 중국이 또 다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덤핑 판정을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27일 EU도 한국에 대해 올해 철강 수출량이 지난 2001년도 규모를 넘어설 경우 철강제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한국정부는 관세 부가안 철회를 요청하고 나섰다고 보도, 철강 교역을 둘러싸고 관계국들간에 물고 물리는 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EU는 미국이 중국산 철강 등에 관세를 매길 경우 중국과 한국 등 해당국들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홍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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