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 산모 탄 119구급차
퇴근길 정체에 꼼짝없이 갇히자
오토바이 타고 길터주기 유도
지난 6일 오후 5시. 퇴근시간 차량 정체에 막혀 울산 남구 신삼호교 위에 꼼짝없이 선 울산중부소방서 유곡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은 속이 새까맣게 탔다. “28주 된 산모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중구 장현동에서 남구의 한 병원으로 산모를 이송하는 중이었기 때문. 이송이 지체되면 자칫 산모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 구급차 앞으로 노란 헬멧을 쓴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나타나 차량 문과 트렁크를 일일이 두드리며 구급차량에 길을 양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 운전자의 도움으로 구급대는 산모가 평소 진료를 받던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었다.
산모를 무사히 이송한 구급대원들은 사무실로 돌아와 블랙박스 영상을 살피다 도움을 준 오토바이 운전자가 이전에 유곡119안전센터에서 함께 근무하다 다른 곳으로 옮긴 이재현 소방교의 부인인 최의정씨인 것을 발견했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오토바이 운전자는 마치 슈퍼우먼 같은 영웅으로 보였다. 길을 열어준 시민들께도 감동했다”며 “특히나 함께 근무했던 동료의 부인이라는 사실에 정말 놀랐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