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 산모 탄 119구급차

퇴근길 정체에 꼼짝없이 갇히자

오토바이 타고 길터주기 유도

▲ 현직 소방관의 아내가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의 길 터주기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던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사진 속 노란 헬멧의 오토바이 운전자가 차량들에게 일일이 양보를 부탁하는 모습.

퇴근시간 차량정체로 위급한 산모를 태운 119구급차량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앞장서 구급차 길터주기를 유도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특히 구급활동을 도운 오토바이 운전자가 현직 소방관의 아내라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감동을 더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5시. 퇴근시간 차량 정체에 막혀 울산 남구 신삼호교 위에 꼼짝없이 선 울산중부소방서 유곡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은 속이 새까맣게 탔다. “28주 된 산모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중구 장현동에서 남구의 한 병원으로 산모를 이송하는 중이었기 때문. 이송이 지체되면 자칫 산모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 구급차 앞으로 노란 헬멧을 쓴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나타나 차량 문과 트렁크를 일일이 두드리며 구급차량에 길을 양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 운전자의 도움으로 구급대는 산모가 평소 진료를 받던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할 수 있었다.

산모를 무사히 이송한 구급대원들은 사무실로 돌아와 블랙박스 영상을 살피다 도움을 준 오토바이 운전자가 이전에 유곡119안전센터에서 함께 근무하다 다른 곳으로 옮긴 이재현 소방교의 부인인 최의정씨인 것을 발견했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오토바이 운전자는 마치 슈퍼우먼 같은 영웅으로 보였다. 길을 열어준 시민들께도 감동했다”며 “특히나 함께 근무했던 동료의 부인이라는 사실에 정말 놀랐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