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최유경 의원이 ‘친환경 학교 운동장 조성 조례’ 제정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8일 공청회를 가졌다. 최의원은 조례안에 교육감이 학교 운동장 유해성 조사 등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친환경 운동장 조성을 위한 예산확보와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 이 조례가 제정되면 친환경 운동장 조성을 위한 모델을 개발하고 학교운동부 운영 학교에 대한 운동장 등 체육시설 지원 계획과 관리방안 등을 포함한 친환경 운동장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기본계획을 효율적으로 수립·시행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 유해성 조사 등 실태조사를 3년마다 실시해야 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학교 운동장을 마사토 운동장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주장됐다. 우리 학교의 운동장은 원래 마사토 등의 흙으로 된 운동장이었다. 그런데 십수년전 갑자기 인조잔디 운동장이 유행하면서 많은 예산을 들여 인조잔디를 깔았다. 정치인들은 교부금을 받아 지역구에 있는 학교에 인조잔디를 깔도록 해주는 것으로 생색을 내면서 점점 늘어나던 인조잔디 운동장은 유해성이 제기되면서 주춤해졌다.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새로운 소재로 재시공을 하거나 마사토 운동장으로 바꾼 학교도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인조잔디의 유해성 보다 학교 운동장에 깔려 있는 우레탄에서 납성분이 초과검출됐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더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지난달 밝힌 바에 따르면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인 우레탄 트랙이 있는 학교는 76곳이다. 이 가운데 업체측에 하자보수를 요청할 수 잇는 19개 트랙을 제외하고 나머지 트랙을 교체하는데 42억44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유해하지 않은 우레탄 트랙으로 교체하거나 마사토 트랙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교 운동장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단순히 체육활동을 하는 공간으로만 인식되는 바람에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이 설치되고 있지만 운동장은 창의적인 다양한 놀이를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우레탄이나 인조잔디 등을 제작 또는 시공하는 업체가 아닌 운동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에 대한 이해가 깊은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교육심리 전공자들도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안겨주는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당장에 우레탄 트랙 문제 해결에 급급해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친환경 학교 운동장 조성 조례’ 제정이 미래지향적 운동장 표준안 마련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