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맹추격하는 우주강국 위상 과시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 프로젝트 완성…달 탐사에도 초점

중국이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신흥 ‘우주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톈궁 2호를 탑재한 로켓 창정(長征) 2호 FT2는 15일 예정시각인 오후 10시4분(현지시간)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화염을 뿜으며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려졌다.

중국이 발사 20분 만에 톈궁 2호의 발사 성공을 선포한 것도 자국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톈궁 2호의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를 맹추격하면서 앞으로 ‘우주굴기’(堀起.우뚝 섬)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1960년대 후반부터 우주선 개발에 착수한 중국은 2010년대 들어 각종 기록을 세우며 우주공간에서 자산을 선점하려는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 왔다.

중국은 자국의 첫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인 톈궁-1호를 2011년 9월 29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뒤 2012년과 2013년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 10호의 톈궁-1호 도킹에 잇따라 성공했다.
중국은 2013년 12월 세계에서 3번째로 달 탐사선 창어(嫦娥) 3호를 달에 착륙시킨 데 이어 2014년

11월에는 달 탐사위성의 지구귀환 실험에도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달 탐사로봇 ‘옥토끼’(玉兎·중국명 ‘위투’)는 972일이란 세계 최장의 달 탐사기록까지 세웠다.

이같은 성과는 수십 년간의 우주 탐험과 개발의 역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1957년 10월 발사된 직후부터 중국은 우주선에 대한 연구에 착수, 60년 이상 우주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에 성공해 5번째 인공위성 발사국이 된 뒤 우주항공 기술을 하나씩 확보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서는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그 결과 1999년 11월 첫 우주선 선저우(神舟) 1호를 신호탄으로 2001년 1월 2호, 2002년 3월과 12월에 3·4호를 각각 발사한 뒤에는 2003년 10월 15일 역사적인 첫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5호를 통해 중국의 우주영웅 양리웨이(楊利偉)를 탄생시켰다.

양리웨이를 태운 선저우 5호의 무사귀환은 중국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었고, 2008년에는 선저우 7호 우주인들이 우주유영에도 성공했다.

2011년 11월에는 무인 우주선 선저우 8호가 첫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와 처음으로 도킹에 성공하면서 중국은 사실상 우주 정거장 시대로 진입한 바 있다.
톈궁 2호의 발사 성공을 계기로 중국은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면서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우선 내달 중순 유인우주선 선저우 11호를 쏘아 올려 톈궁 2호와 도킹한 뒤 우주인 2명이 30일간 체류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이어 내년에는 톈저우(天舟) 1호 화물선을 쏘아 올려 톈궁 2호와 연결한 뒤 각종 실험을 지원하게 된다.
2018년을 전후해 우주정거장을 구성하는 핵심 부분인 톈허(天和)-1호 비행선을 우주로 발사해 우주정거장 골격을 완성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2020년 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2년여의 시험기를 거쳐 2022년부터 전면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까지만 운용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계획대로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면 2024년 이후에는 전 세계의 유일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또 하나의 초점은 달과 화성 탐사에 맞춰져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 탐사를 추진하기 위해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오는 2018년 발사하기로 공언한 상태다. 아울러 2020년에는 화성 궤도에 무인우주선을 보내 착륙시키는 계획도 정식으로 수립했다.
이밖에도 중국은 소행성, 목성 탐사 등의 계획도 줄줄이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우주굴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현 지도부가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시 주석은 올해 4월 24일을 처음으로 국가항천일(航天日·우주일)로 지정하면서 ‘우주강국 건설’을 골자로 한 ‘우주의 꿈’ 실현 목표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중국은 또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계획(13·5 규획, 2016∼2020년)에도 해양·우주·인터넷에 관한 국방 프로젝트를 포함시켜 전면적으로 육성키로 했다.

중국이 우주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군사·안보적 목적도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국방백서에서 일부 국가가 우주기술을 무기화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주안전과 (중국의) 우주자산을 지키기 위한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국인들은 중추절 만월에 중국이 우주실험실 발사에 성공하는 장면을 중국중앙(CC)TV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지켜보며 감격스러워했다.

중국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상에는 우주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자국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자축과 감격의 메시지를 담은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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