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前지사 재임 시절로 번져

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쿄 ‘쓰키지(築地) 시장’ 이전이 연기되면서 이전 예정지의 안전성과 오염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주오(中央)구 쓰키지 시장은 당초 11월에 고토(江東)구 도요스(豊洲)로 이전할 예정이었지만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좀 더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전을 늦추겠다는 방침을 지난 8월 말 공식 발표했다.

7월 말 당선된 고이케 지사는 쓰키지 시장이 옮겨갈 도요스의 부지가 과거 화학 가스 공장이 있던 곳이어서 토양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는데도 제대로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쓰키지 시장을 둘러싼 지역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이 들어설 임해부 지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가 착공될 예정이어서 이전이 늦어지면 이 같은 계획이 연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10일에는 기자회견을 자청, 도요스 시장 건물 지반에 당초 토양오염대책의 하나로 행해져야 했던 성토 조성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콘크리트로만 메워져 있다며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초 건물 설계에는 없던 지하공간의 존재가 알려졌고 이 공간에는 사람이 장화를 신고 들어갈 정도로 대량의 물이 고여있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고여있는 물이 지하수 또는 빗물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면서 안전성 문제는 더욱 가열됐다.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성토 조성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 2008년 당시 지사였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지사는 지난 13일 “직원에게서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도쿄도 중앙도매시장장으로 관련 업무를 맡았던 히르마 히데토(比留間英人) 씨는 당시 지사로부터 콘크리트 공법과 관련, “이런 안이 있으니 검토해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이시하라 전 지사는 17일에는 입장을 바꿔 “전문가로부터 (콘크리트 공법에 관해)얘기를 듣고 도청 간부에게 검토하면 어떻겠는가 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시하라 전 지사는 검토를 지시한 후에는 관련 계획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도쿄도는 이후 이시하라 전 지사의 지시로 해당 방안을 검토했지만, 비용 문제로 이를 포기하고 성토 조성작업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논란에선 도요스 시장 건물과 관련, 이처럼 누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진실게임을 하듯이 도쿄도 관계자들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도요스 시장 건물 안전성을 재검증할 전문가회의 측은 “검증이 바로 끝날 문제가 아니어서 시기를 예상할 수가 없다”고 말해 이전 연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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