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총격받은 흑인여성 경찰관, 방탄복 입어 치명상 피해
난사범, 경찰관 습격후 행인 공격하다 현장서 사살돼…2명 사망·5명 부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6일(현지시간) 심야에 20대 흑인 남성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하면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순찰차 속의 경찰관을 겨냥해 총격이 시작된 데다,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경찰을 비난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면서 ‘경찰 혐오’가 범행 동기로 추정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경찰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밤 11시 20분께 필라델피아시 서쪽의 샌섬 가(街)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행인 1명이 사망하고 경찰관 2명을 포함한 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흑인 용의자인 니컬러스 글렌(25)도 경찰의 추격 끝에 사살됐다.

이날 총격은 글렌이 경찰차로 다가오면서 시작됐다.

그는 근접한 거리에서 운전석에 앉아 있던 19년 경력의 흑인여성 경찰관인 실비아 영(46)에게 18발의 총탄을 발사했다.

영 경관의 오른팔, 몸통, 그녀의 권총 등에 총 8발이 맞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로 인해 대응 사격이 어려워졌지만 영 경관이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 치명상을 피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인근의 경찰들이 출동하자 글렌은 뛰어서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근처 술집 안으로 총격을 가해 보안 경호원과 한 여성의 다리에 각각 총상을 입혔다. 특히 이 여성을 ‘인간방패’처럼 이용하기도 했다.

글렌은 이어 근처에 있던 또 다른 승용차를 향해 14발을 난사했다.

승용차 속 남녀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5세의 피격 여성은 숨졌다.

글렌은 자신을 뒤따라온 경찰관들에 의해 30여 분 만에 골목 끝으로 몰렸고 곧바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 추격전에 참여한 펜실베이니아 대학 경찰관 에디 밀러(56)가 골반과 무릎을 다쳤다.

다친 경찰관 영과 밀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안정적인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글렌에게 범죄 경력이 있으나 급진화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글렌의 옷 속에서 자신을 담당하는 보호관찰 경관을 비롯해 경찰 전체를 증오하는 내용의 글을 발견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번 총기난사의 직접적인 동기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리처드 로스 필라델피아 경찰국장은 “그는 분명히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려고 혈안이 돼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아직 명확히 모른다”며 “이 메모는 그가 경찰관을 표적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 혐오’가 직접적인 범행 동기인지, 아니면 정신적인 불안정 때문이었는지에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총격을 글렌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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