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0 이상 지진 절반이 영남권 집중
1) 국내 지진 최다 발생지역에 포함된 울산

▲ 지진의 영향으로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한 주택의 담장이 무너져 내려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지진 대참사가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아비규환의 지진 현장이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바로 이 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최근 울산, 경주의 잇따른 대규모 지진이 확인시켜 주었다. 더욱이 울산시민들은 지진의 파괴력을 수백배 수천배로 만들 수 있는 석유화학단지와 원전에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지진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지진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획시리즈를 마련한다.

지난 2006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의 절반 가까이가 원전이 밀집돼 있고, 화학·조선·자동차 등 중대형 사업장이 많은 울산과 경주, 포항, 부산 등 경상도 일대에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 지진 절반 가량이 경상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지진 위험성이 한반도 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규모 2.0 이상 44% ‘경상도’ 몰려

본보가 기상청의 국내 지진 목록 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6년 1월1일부터 올해 9월19일까지 제주 및 도서를 포함한 한반도 내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714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울산에서는 지난 7월5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을 포함해 총 31회의 지진이 발생, 전국 7대 도시 중 인천(46회)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했다.

광역권별로는 이번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경주를 포함한 대구·경북권이 이 기간 동안 251회의 지진이 발생해 지진 최다 발생지역인 것으로 확인됐고, 부산·경남권은 34회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을 포함한 경상도 전체에서는 총 316회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규모 2.0 이상 지진의 44.25%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최근 제출받은 ‘최근 10년 간 규모 2.0 이상의 지진발생 현황’ 자료에서도 491회의 지진 중 32%인 157회가 경북과 울산, 부산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월성1~4호기(경주), 신월성 1~2호기(경주), 한울 1~6호기(울진), 신한울1~2호기(울진)등 14개의 원전이 빼곡히 들어선 경북의 경우 무려 124건(25%)의 지진이 발생, 전국 15개 시도 중 지진발생이 1위인 것으로 밝혀졌다.

◇규모 5.0 이상 지진 절반이 경상권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파악된 지진 중 규모 5.0 이상 지진은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 등 총 9차례였다. 이중 5번이 경상도에서 발생했는데 울산에서도 지난 7월5일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문제는 경상도 특히 동해남부권 일대는 원전을 비롯해 화학·조선·자동차 등 중대형 사업장이 밀집한 곳이라는데 있다.

신용현 의원은 자료 공개 이후 “정부가 지진빈도가 가장 높은 지역을 기가 막히게 골라 원전을 지은 꼴”이라며 “당장 신고리 5, 6호기 신규 건설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국회 차원의 원자력안전특위 구성, 지질 안정성 요건 강화를 위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경상도는 지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삼국사기와 증보문헌비고에는 ‘경도(경주)에 지진이 있어 민옥이 무너지고, 죽은 자가 100여명이었다’고 기록했고, 조선왕조실록의 1643년 7월24일(조선 인조 21년 6월9일)에 발생한 지진 기록에는 ‘울산부(울산)에서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구쳐 나왔으며, 바다 가운데 큰 파도가 육지로 1보 또는 2보 나왔다가 되돌아 들어가는 것 같았다’는 표현이 나와 있다. 1681년 6월12일(조선 숙종 7년 4월26일)에도 ‘지진이 발생했을 때 파도가 진동하고 끓어 올랐으며, 해변이 조금 작아져 마치 조수가 물러난 때와 같았다’고 기록돼 있다.

지난 7월 울산 앞바다 지진발생 당시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했던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이번 경주 지진도 당시와 원인이 같다고 보고 있다.

당시 지 센터장은 “부산~경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과 경주~울산으로 이어지는 울산단층 등 지질학적으로 주변에 각종 단층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며 “또 전례에 없던 지진이 아니라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현상은 아니며 일본 대지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주향이동 단층 일부가 지속적으로 받은 외부 압력을 이기지 못해 어긋나면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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