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수배 수시간만 검거…가게 앞에서 잠자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총격
경찰 “공모 여부, 범행 동기 집중적으로 캘 것”…추가 용의자는 없어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 폭발사건 용의자로 지명 수배된 아흐마드 칸 라하미(28)가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체포됐다. 

수사 당국은 19일(현지시간) 오전 뉴저지 주 북동부에 있는 린든에서 라하미를 총격 끝에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라하미는 경찰관 살인 미수와 2급 무기 불법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한 가게 앞에 사람이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상착의가 라하미와 비슷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라하미를 깨운 뒤 손을 들라고 명령했으나 라하미는 곧바로 권총을 꺼내 경찰의 몸통을 향해 발사했다.

방탄복을 입고 있었던 이 경찰은 곧바로 대응 사격에 나섰고, 라하미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른 경찰들이 가세하면서 도로를 따라 총알이 오가는 추격전이 벌어졌으며, 라하미가 총격에 쓰러지면서 추격전이 끝났다고 사르니키 린든 경찰서장은 말했다.

경찰에 체포된 라하미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TV영상에서 들것에 실려 구급차에 실리는 라하미는 오른손에 피 묻은 붕대를 감고 있는 등 상처가 있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는 등 의식이 있었다. 

라하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두 명이 상처를 입었다. 방탄복을 입고 있던 경찰관은 방탄복 위에 총을 맞았으며, 또 다른 경찰은 날아오는 유리에 이마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라하미와 이 경찰관들은 곧바로 뉴어크의 ‘유니버시티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삼엄한 경계 속에 치료를 받고 있다. 라하미는 다리의 총상 때문에 응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추격전 4시간 전에 당국은 라하미를 맨해튼 폭발 및 뉴저지 주 시사이드 파크 마라톤 행사장 폭발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사진과 차량 번호를 공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뉴저지 경찰은 이날 오전 뉴저지 엘리자베스에 있는 라하미의 집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라하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귀화한 미국인이다.

당국은 라하미의 모습이 폭발이 있었던 맨해튼의 감시카메라에 잡힌 데다, 폭발 현장에서 라하미의 지문이 채취돼 신원을 신속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름과 얼굴이 공개되기 몇 시간 전에는 엘리자베스의 기차역에서 5개의 파이프 폭탄이 있는 가방이 발견됐다. 라하미가 이 파이프 폭탄 설치와도 관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맨해튼 첼시 지역 도로변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29명이 다쳤으며, 같은 날 오전 뉴저지 주 시사이드 파크 마라톤 행사장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새로 폭발물이 발견된 엘리자베스 기차역은 맨해튼 첼시로부터 약 20㎞, 시사이드 파크로부터 83㎞ 거리에 있다. 

경찰은 아직 세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모두 라하미의 행위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라하미 체포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용의자는 없다면서도 “테러행위라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말해 테러 가능성을 강조했다. 

제임스 오닐 뉴욕 경찰국장은 “이 사건은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이번 행위가 단독으로 진행된 일인지, 공모자가 있는지, 그리고 동기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캘 방침”이라고 말했다. 

라하미 수배 과정에서 처음으로 ‘무선응급경보(Wireless Emergency Alerts)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지명수배자 : 아흐마드 칸 라하미. 28세 남성. 사진은 언론에 보도됐으며 라하미를 봤을 경우 911로 신고바람‘이라는 내용의 문자가 수 백만 주민의 핸드폰으로 발송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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