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자연과 함께하는 휴머니즘

▲ 다큐멘터리 ‘끝없는 발견’.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감동적인 극영화 한편과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하는 다큐멘터리 한편도 소개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영화 속 배경이 모두 캐나다라는 점. 캐나다 로키산맥에서는 40년 전통의 밴프국제산악영화제가 열리기도 한다.

佛사진작가의 원시자연 탐방기
다큐멘터리 ‘끝없는 발견’
길 잃은 아기곰과 소년의 모험
‘내 친구 나누크’ 잔잔한 감동 전해

극영화 ‘내 친구 나누크’는 캐나다 북부 북극해제도를 배경으로 한다. 북극해제도에는 두께 2000m 이상의 빙하가 뒤덮인 산맥이 있고 원주민인 에스키모와 백인이 함께 거주한다. 소년 루크는 엄마와 떨어진 아기곰을 원래 살던 곳에 데려다 주려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는다.

하지만 역경을 뚫고 아기곰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소년도 무사히 돌아온다. 자연을 통해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이 영화의 진짜 의도는 북극권의 경이로운 자연을 보여주는 것. 북극곰은 물론 일각고래, 바다표범과 같은 북극해제도의 다양한 동물들을 비롯해 폭풍이나 우박 같은 돌발적인 기상 상황과 빙하가 갈라지는 모습 등 아름다우면서도 인상적인 스펙터클한 영상이 가득하다. 주인공 루크 역의 다코타 고요는 물론 아기곰 피주의 리얼한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 극영화 ‘내 친구 나누크’

다큐멘터리 ‘끝없는 발견’은 프랑스 사진가 브라이스 포토라노가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시도한 3주간의 짧은 탐험을 다루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는 울창한 숲과 만년설이 쌓여있는 장엄한 산이 있어 훼손되지 않은 원시의 자연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 최선희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

주인공은 배낭 속에 텐트와 침낭, 여행기간 필요한 최소한의 먹거리를 담은 뒤 길을 떠난다. 이메일도 휴대폰도 없이 온전히 홀로 마주한 그 곳에서 주인공은 형언할 수 없는 자유와 에너지, 기쁨과 영감을 받는다.

그가 한 일은 걷고, 쉬고, 먹고, 자면서 오로지 셔터를 눌렀을 뿐. 자연을 견디고 자연에 경탄하며 마침내 도착한 바위산 정상에서 주인공의 발 아래로 흘러가는 구름과 석양빛에 놀라 말을 잊는다.

최선희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