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잇따르는 지진 원인은?

▲ 지난 19일 밤 울산시 울주군 범서체육공원에 지진을 피해 이불과 비상식량 등을 챙겨서 나온 시민들이 모여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경주 지진 발생 딱 일주일이 지난 19일 또다시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과 지진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을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여진으로 보고 있지만 문제는 앞으로 더 큰 여진이 또 이어질지, 아니면 이번 여진이 대규모 지진의 전조현상인지를 좀처럼 예측하지 못하면서 언제쯤 국민들이 ‘지진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새 400여 차례 여진
진앙 유사 동일 단층대 추정
추가 발생은 예측 어려워

◇경주지진에 따른 여진 추정 울산서 진도 4감지

지난 19일 오후 8시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 깊이 14㎞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앞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진앙지에서 남쪽 약 3㎞ 지점으로, 경주 지진의 여진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진 27분 뒤인 19일 오후 9시께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2.1, 20일 오전 9시58분께 경주시 남쪽 9㎞ 지역에서 규모 2.4의 여진이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발생한 규모 4.5의 여진으로 인해 경주에서는 진도 5 정도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울산에서는 진도 4 수준의 흔들림이 이어졌다.

진도 5의 경우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이 깨어지기도 하며, 고정이 안된 물체는 넘어지는 수준이다. 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다. 지난 12일 규모 5.8 본진 이후 400여회의 여진이 발생한 가운데 19일 발생한 여진은 그 규모가 두번째로 컸다.

예상보다 큰 여진에 놀란 전국의 시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19일 여진 발생 후 1200여건이 넘는 신고 전화가 소방본부에 폭주했고, 12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양산단층대 주변 활성단층의 스트레스 해소 과정에서 발생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양산단층(부산에서 울진으로 이어지는 약 200㎞ 연장의 횡적으로 움직이는 주향이동단층)이다.

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1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12일 5.1, 5.8 지진과 19일 4.5 지진까지 발생지점이 유사한 것으로 보아 하나의 단층대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양산단층 주변 가지처럼 뻗은 제2, 제3의 단층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큰 지진이 일어나면 단층대를 따라 여진이 확산하는 과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땅에 축적된 응력이라는 큰 스트레스(힘)를 해소하며 안정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 정도 지진이 나지 않았다면 에너지가 더욱 축적돼 더 큰 지진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경주와 울산, 부산 등 동해남부지역에 양산단층을 중심으로 밀양·동래·일광·울산단층들이 가지처럼 나있다.

그는 “약 2300만년 전 일본열도가 대륙에서 떨어져나가며 동해가 생겼는데 그때 만들어진 아주 젊은 단층들이 양산단층과 주변의 단층들이다. 예전부터 연약지반이었는데 양산단층과 주변 단층에서 비교적 최근 퇴적돼 고화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는 층들이 발견됐는데 그동안의 지질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보면 활성단층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사람으로 치면 피부에 깊은 상처가 나 있어 약한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향후 여진과 추가 대규모 지진 발생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이 박사는 “지진을 관측한지가 짧아 패턴 분석이 힘들어 쉽게 장담할 수 없다. 여진이 얼마나 이어질지, 진앙지가 계속 남하할지 갑자기 북상할지도 결국 추측일 뿐”이라며 “우리나라는 판 경계부위인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지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여전히 안전한 지역이긴 하지만 고베 지진에서 볼 수 있듯이 연약한 지반에서 액상화가 일어나면 향후 발생할 지진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반이 매립지나 해안가 등 연약지반일 경우 액상화 현상 발생 가능성이 큰데 그는 울산과 부산, 서울 등 대도시와 해안가 지역이 대표적으로 액상화 가능성이 커 지진에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박사는 정밀한 활성단층 및 지질 조사와 연구, 지진 패턴 분석, 원전 및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강화 등의 대책 마련이 조속히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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