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연접한 경주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여진 공포까지 몰아닥치면서 지진에 따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울산시민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안전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맡길게 아니라 직접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조성되면서 일명 ‘안전가옥’을 물색하거나 ‘비상탈출로 확보’ ‘비상물품 구비’ ‘통신두절시 만남의 장소 정하기’ 등 세부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책까지 마련하고 있는 것이지요.

울산지역에 지진이 잇따르면서 거주지에 대한 변화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지에서 ‘천장이 뚫린 넓은 장소로 피신하기’ 쉽지 않자, 몇몇 시민들은 외곽지역에 안전한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부지를 알아보거나 지진시 대피할 친인척 또는 지인 소유의 외곽 주택을 물색하고 있기도 한답니다.

선호하는 아파트 층수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파트 입주자들 사이에서 소위 로열층, 즉 고층이 인기였지만 지난 7월 이후 규모 5.0의 지진이 3차례나 반복되자 이제는 지진시 대피가 용이한 저층이나 주택으로 이사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탈출로를 확보하려는 시민도 있습니다. 최근 남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들은 계단에 놔둔 자전거나 유모차, 분리수거 물품 등을 치워달라고 관리사무소에는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극장이나 공연장 등을 이용할 때에는 최대한 비상구와 가까운 좌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있을 보이고 있고, 아파트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큰 길가로 옮기고 있기도 한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배낭을 꾸리는 시민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일본의 지진 대처 안내 책자인 ‘도쿄 방재’를 참고해 부부 각각의 비상 배낭을 구입했고, 비상식량과 손전등, 속옷, 침낭, 겉옷, 물, 비상금 등의 비상물품을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낙하물에 머리를 보호할 헬멧과 라디오도 추가로 구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울산으로 이주한 울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은 원전에 이어 지진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울산을 떠나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잇단 지진이 시민들의 생활지도를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구성·디자인 양다빈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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