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스트리트 셰프 선발대회를 다녀와서

‘문화가 숨 쉬는 사람중심 문화도시’를 표방한 울산 중구청이 울산의 밤을 수놓을 전국 최고의 야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지역 최초의 상설 야시장인 ‘울산큰애기야시장’에 참여할 판매대 운영자 선정을 위한 품평회 ‘스트리트 셰프(street chef) 선발대회’가 지난달 28일 열렸다.

울산지역 최초의 상설 야시장인 만큼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먹을거리와 특화상품으로 구성해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기며 어우러질 수 있는 어울림 야시장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대단해보인다.

울산지역 최초의 상설 야시장
10월 개장 앞두고 품평회 열려
다양한 연령층에 외국인도 참여
실력·작품성 다소 미흡했었지만
많은 이들의 열정 느꼈던 시간

▲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중구청 관계자들이 틈만 나면 부산 깡통시장, 대구 서문 야시장 등 전국 야시장을 찾아다니며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고생한 히스토리를 들어봤더니 사연이 깊다.

자신의 업무는 업무대로 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로 인해 난관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들의 고생과 노고 덕분이었는지 야시장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참가해 시합장 복도는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복잡했다. 빗속에서도 어린애를 들쳐 업고 오는가 하면 온 식구들이 응원을 오거나 애인을 대동해서 온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막상 시합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준비한 메뉴를 만들기 위해 짐 보따리를 풀었다. 작업대에서는 요란하게 프라이팬을 돌리는 사람, 주스 기계가 돌아가는 굉음, 전·튀김이나 고기를 굽는 냄새로 시합장은 연기로 자욱했다.

작업대와 작업대 사이가 협소해 참가자들이 작업하기도 힘든데 진행요원과 촬영을 온 방송카메라까지 겹쳤다. 심사를 하러 돌아다니기도 참가자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대회가 진지했다.

대회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니 연령층은 50대에서 20대까지 다양했다. 외국인도 간간히 참석해 음식을 만드느라 땀이 범벅이 되었다. 시간 안에 음식을 만들어내려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심사위원들은 행여 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정확하게 판정해서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했다. 본의 아니게 심사위원들이 보지 못한 부분은 시민평가단의 점수를 합산해서 선정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참가자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개인장사를 하기에는 가진 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것이라도 잡아 새로운 발판을 만들려 했을 것이다. 그 열정을 30분 안에 담아내기에는 장비와 시간이 부족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음식을 완성하지 못해 실격하기도 했다. 제발 정해진 시간 안에 음식을 만들었으면 했는데 마무리를 못한 참가자가 쓸쓸히 퇴장하는 모습이 눈에 밟힌다.

메뉴는 길거리음식 중 테이크아웃 상품과 식사 가능한 것들 위주로 정해졌다. 꼬지, 전, 와플, 주스, 떡갈비, 튀김, 빨간오뎅, 닭갈비, 큐브 스테이크, 피시&칩스, 막창, 곱창, 칼국수, 또띠아 롤 등 야시장에 적합한 아이템 위주로 경연을 치렀다.

참가자들의 음식 수준에 편차가 심했다. 정말 절실함이 느껴지는 참가자는 요리 스킬이 부족했고, 요리 실력은 있지만 작품성이 부족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큐브 스테이크와 빨간오뎅은 경쟁자가 너무 많아 아쉬운 탈락자가 생겼다. 아이템은 평이한데 경쟁자가 불참하는 바람에 단독 출전으로 합격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음식을 조금 더 다듬고 업무 숙련도를 보완하면서 위생교육을 체계적으로 한다면 오는 10월에 개장될 울산큰애기야시장은 울산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 같다.

●오늘의 별미 메뉴-중국 소스를 이용한 매운 모듬 전과 나물볶음

 

◇재료: 추석에 남은 전과 나물음식.

◇만드는 법 :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채 썬 양파, 모듬 나물(콩나물·고사리·시금치)은 살짝 볶는다.
●전(육전·해물전·애호박전)은 굽지 않고 찬 상태로 볶은 나물과 섞는다.
●식용유 1큰술, 굴소스 1큰술, 두반장 대파 30g, 마늘 2개, 생강즙 2분의1개, 청주 1큰술, 간장 2작은술, 땡초 1개, 닭육수 1컵, 후추 조금, 물녹말 2큰술을 넣고 소스를 만든다
●볶은 전과 나물에 소스를 섞어 빠르게 볶아야 전이 뭉개지지 않는다.

이창우 호텔현대울산 총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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