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규모 3.5 지진 등 잇따른 여진 공포에

일본발 지진예측 그래프 SNS 통해 빠르게 확산

기상청 “근거·출처 불분명…사실 무근” 밝혀

▲ 21일 오전 11시53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진동을 느낀 울산시 남구 무거동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교사의 인솔을 받으며 대피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경주발(發) 여진이 21일까지 적지 않은 규모로 계속되는 가운데 출처를 알 수 없는 대지진 괴담이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돼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21일 오전 11시5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본진의 여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9일 발생한 규모 4.5 여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여진이다. 경주는 물론 인근 울산과 포항, 부산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울산시 남구의 한 고층아파트 23층에 거주하는 이모(여·56)씨는 “갑자기 집안이 흔들리는 기분이 들어 신경을 집중했더니 계속해 ‘우르릉’ 거리는 기분이 들었다”며 “정말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진동에 일부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은 학생들과 원생들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점심시간을 맞아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시민들도 서둘러 밖으로 피신해 휴대전화 인터넷 등으로 지진 여부를 확인하느라 바빴다.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약 6분 뒤에 재난문자를 발송, 시민들에게 재난방송을 청취할 것을 알렸다.

여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지진 괴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지진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1, 5.8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일주일이 지난 19일 규모 4.5의 지진이 이어지자 SNS 상에 일본발 지진감지 예측 프로그램으로 예상한 지진 예상 그래프가 퍼지고 있다.

작성 일자가 지난 12일 오후 8시49분으로 돼 있는 이 그래프를 살펴보면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기록돼 있고, 일주일 뒤인 19일 지진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경주에서는 19일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그래프 끝에는 9월30일 기준, 5일 전후로 규모 6.8 이상의 지진을 예상하고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지진 예상 그래프가 SNS 상에 삽시간 퍼지면서 ‘주말 대지진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 12일 규모 5.1 지진이 본진이라던 정부의 말을 믿었지만 50분 뒤 규모 5.8의 지진이 덮쳤다. 그리고 더 이상 큰 여진은 없을 거라는 말과는 달리 지난 19일 규모 4.5의 지진이 또 왔다”며 “19일 지진이 여진이 아닌 앞으로 다가올 대지진의 전진이 아니었는지 우려스럽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무섭다. 생존배낭을 준비해야겠다” “그 정도 규모로 지진이 나면 어디로 가야하나” “지진도 지진이지만 원전이 걱정된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같은 대지진 괴담에 기상청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상청 관계자는 “우선 지진 예상 그래프라는 자료에 대한 근거나 출처가 불분명한데다 일본 측으로부터 통보받은 바도 없다”며 “지난 12일 지진 이후 여진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19일 예상보다 큰 여진이 발생한 것이다. 19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또다시 여진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 이후 여진이 400회 이상 일어나고 있고, 여진 종료 시점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전과 화학단지로 둘러싸인 울산 등 동해남부권 일대 시민들은 지진 공포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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