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이상 출산·부모 모시는 가정
전업주부에 수당 지급해야

▲ 조환동 전 극동대 교수 자유기고가

김순임(가명) 부부는 2세, 3세 아이 둘을 키우며 사는 맞벌이 부부다. 남편은 대기업의 대리, 아내는 중소기업 직원이다. 아침 일찍,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울며 불며 고함을 지르는 아이들을 억지로 승합차에 태우고, 서둘러 집을 나선다.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연로하고 병약한 시아버지는 벌써 노인요양원에 가신지 2년이 되었다. 시아버지 역시 요양원에 가는 걸 몹시 거부했었다. 김순임씨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젖을 물려 본 일이 없다. 우유로 아이들을 키운다.

이경순(가명) 부부는 시부모를 모시고 3세, 5세 아이 둘을 키우며 산다. 남편은 군청에 다니는 공무원이고 아내는 전업주부다. 이경순씨는 결혼해 지금까지 전업주부로, 연로한 시부모를 모시고 함께 산다. 아이 둘을 모두 자신의 젖을 먹이며 키웠다. 시부모가 즐겁게 손자 손녀들의 양육을 돕는다. 이경순씨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지만 이렇게 사는 생활이 괜찮다.

자, 이 두 가지 경우를 가지고 생각 해 보자. 어떻게 사는 좋을까?

물론 사람에 따라, 처지에 따라 생각을 달리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린이와 노인들에게는 후자 이경순씨의 방식이 좋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대세는 전자인 김순임씨의 경우처럼 살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무상보육과 무상양육에 국가가 나선지 오래 됐다. 무상급식, 출산비까지 지급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출산율은 더 떨어졌으니 어쩌랴.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긴 어머니들은 늘 불편하고 불안하다. 이 뿐이 아니다. 무상보육이라고 하니 직업이 없는 젊은 전업주부들까지 나서 어린 아이들을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남는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지금 국가가 엄청난 세금을 쓰면서, 교육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인류는 5세 미만의 영유아를 교육시키는 방법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집에서 부모가 직접 키우는 게 교육적으로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보육시설에 장시간 보내졌던 아이들, 어머니 젖을 먹지 않고 자란 아이들에게서 각종 정신적, 정서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겠지만 말이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상보육, 무상양육, 무상급식, 무상승차 등 난마같이 얽힌 무상복지 시리즈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 현물복지를 현금복지로 바꿔야 한다. 이른바 ‘전업주부 수당’을 만들어 아이 2명 이상을 출산하고, 부모를 모시며, 함께 사는 전업주부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직장에 나가 돈을 벌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전업주부’야 말로 국가가 준 신성한 직업이라는 자부심이 들도록 해야 한다. 이 때 전업주부 수당은 지금의 기준으로 매월 200만원이면 적당할 것이다. 이 돈으로, 어머니들은 아이 낳고, 아이들을 어린이집(탁아소)에 보내지 않고, 우유 대신 어머니 젖을 먹이며, 제대로 키우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린이 문제, 노인 문제, 모두 해결되고, 출산율은 크게 증가 할 것이다.

이제, 직장 여성들이 전업주부로서 가정으로 돌아 갔으니, 이른바 청년실업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터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탁아소(어린이집)에 아이 1명 당, 매월 80만원씩, 우리가 낸 세금에서 지출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무상복지 비용을 알뜰하게 활용해서 전업주부로서 긍지를 갖게 만들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건강한 사회, 튼튼한 국가를 만들어야 하겠다.

조환동 전 극동대 교수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