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무기한 단식 돌입
최고위는 사퇴 비대위 전환
야권 추진 단독국감은 무산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부터)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의원들의 지지방문을 받고 정진석 원내대표,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26일 여야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를 주도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거래시도’와 관련된 녹취록을 놓고 극한 대치를 벌였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이 물러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는가 하면 기존 최고위원회를 ‘정 의장 사퇴를 위한 비상대책위’로 전환키로 하는 등 초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3당은 국감첫날 상임위별 단독 국감을 추진했으나 여당의 이같은 강경기조로 파행이 거듭됐다.

새누리당은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심야 의원총회에서 정 국회의장이 지난 24일 심야 김 장관 해임결의안을 상정한 뒤 “세월호(특조위 기간 연장)나 어버이연합(청문회) 둘 중에 하나를 내놓으라는건데 안 내놔. 그래서 그냥 맨 입으로…그냥은 안되는거지”라고 발언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정현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회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저는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다”며 “거야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선 비상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을 정세균 의원으로 지칭,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애초 계획됐던 외교 일정을 마친 뒤 오후부터 본격적인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소는 국회 본청 당대표실 집무실 안에 마련됐다.

▲ 새누리당 정갑윤 국회의원은 2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김무성 전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단체로 이 대표를 찾아가 지지 발언을 쏟아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들이 그렇게 만류해도 기어이 그냥 단식을 하겠다고 하니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위로했고, 다른 의원들도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이 대표의 단식농성에 힘을 실었다.

새누리당은 또 기존 최고위를 ‘정세균 사퇴 관철 비대위’로 명명해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을 포함시키고, 이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함에 따라 위원장은 조원진 최고위원이 맡았다. 여기에 김성태 의원을 관철추진위원장으로 비대위에 추가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이어 김무성 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원유철 전 원내대표, 조원진 최고위원, 심재철 국회부의장, 이장우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강석호 최고위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김광림 정책위의장, 최경환 의원, 최연혜 최고위원 순서로 ‘릴레이 1인시위’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국감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해 반쪽짜리 국감으로 시작하게 됐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의 의사일정 복귀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정치는 박근혜 대통령처럼, 새누리당처럼 자꾸 갈등을 유발해선 안된다”며 박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수용과 새누리당의 국회 복귀를 요구했다. 김두수기자 doos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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