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농협연합미곡종합처리장(일명 농소농협RPC)이 양곡 보관시설 부족으로 수매가 끝난 뒤에도 상당량의 벼를 미곡처리장내 마당에 야적, 농민들이 정성껏 수확한 벼가 변질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미곡종합처리장의 기능이 벼수확 후 건조·저장·도정 등의 일괄처리를 통한 미질향상과 미곡손실의 최소화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수매벼 야적은 처리장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울산농협지역본부와 미곡종합처리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5천951t(정부수매 2천77t, 자체수매 3천874t)의 벼를 수매했으나 창고 보관시설은 2천900t(48%)규모에 불과해 740여t 상당의 벼를 마당에 야적해 두고 있다. 나머지는 도정해 이미 판매했다.

 농협측은 이와 관련, 벼 건조저장시설과 창고가 부족한 미곡종합처리장이 정부가 배정한 물량까지 수매해 보관하고 있는데다 쌀 판매 부진으로 재고량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확한 벼를 장기간 야적할 경우, 특히 제대로 말리지 않은 벼를 야적하게 되면 품질이 손상되거나 변질될 수 있어 보관창고로 옮겨 저장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양곡을 방수 등 특수처리된 대형 비닐포대에 넣어 습기, 직사광선 등을 수시로 점검해 변질가능성을 예방하는 한편 도난방지시설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올 2분기중에 1천여t을 보관할 수 있는 300여평 규모의 보관창고를 신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협관계자는 "정부수매분까지 보관하다 보니 저장창고가 모자라 일시적인 야적이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오는 2월말께는 보관양곡의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야적돼 있는 양곡을 창고에 보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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