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대규모 신규 사업이 몇년째 답보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이 임기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그 어느 하나도 첫 단추도 못 꿰고 있는데다 대규모 개발사업도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 그룹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사업인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과 산재모병원은 예비타당성을 통과하지 못해 한걸음도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반구대 암각화 보존문제는 맑은물 공급대책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는 정부탓에 대책없는 공전을 계속하고 있다. 울산시나 국회의원들도 정부에 요구만 하고 있을 뿐 뾰족한 수를 못찾고 있다.

게다가 북구 강동리조트와 울주군 KTX역세권의 복합환승센터 건립도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투자액만 해도 5600억원에 이르는 이들 두 사업은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검찰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상적으로 추진될지 의문이다. 강동리조트는 이미 차질이 발생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10월 착공해서 내년 상반기에 개장을 해야 하지만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월 건축물 허가를 내놓고도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착공을 미뤄왔으므로 그룹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추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나마 복합환승센터는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는 등 차질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롯데는 역세권 개발에 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가 신규사업에까지 확대되지 않는한 차질 없이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지만 불안한 상황이기는 마찬가지다. 롯데가 자칫 땅만 확보한 상태에서 시일을 끈다면 손실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울산시의 대책이다. 이처럼 대규모 시책사업의 답보상태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서는 안 된다. 진척없는 국가 사업이나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시책방향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에 계속적으로 책임을 요구하고 대기업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가능성을 모색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도 김기현 시장을 비롯한 울산시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김기현 시장 당선 이후 국비 확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반면 상대적으로 울산시 자체적으로 의제를 개발하거나 신규사업 발굴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많다. 공동의제는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부추기며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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