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롯데그룹 경영 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롯데가 울산에 진행 중인 5600억원 대의 투자사업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우려된다.

롯데가 상당액을 이미 투자한 상태여서 사업 포기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공기 지연 등 부분 차질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KTX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등
사업 포기 가능성 희박하지만
롯데건설 시행 강동리조트는
공기 지연 등 문제 생길수도

26일 울산시와 울산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맡은 롯데울산개발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지질조사와 현황측량, 개발계획서 작성 등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도시공사와 부지매매 본계약을 맺고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는 등 외연상 큰 차질은 없다. 전체 사업비 2500억원 가운데 30% 수준인 800억원이 이미 집행된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까지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하반기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상황에서 사업비 조달 등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사업의 정상 추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울산개발은 롯데쇼핑(지분율 94.8%)과 롯데건설(〃 2%) 등 롯데의 지분율이 96.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와 도시공사도 검찰 수사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롯데의 신규개발사업 부서가 포함되지 않았고, 롯데 측도 사업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데 따른 분석이다.

반면 롯데건설이 시행하는 강동리조트는 오는 10월 착공 계획에 차질을 빚는 등 당분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강동리조트는 사업 중단 7년만인 지난 2월 건축물 착공 허가를 받았으나, 사업성 판단여부로 실제 착공이 미뤄지다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개장은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특히 검찰의 압수수색이 강동리조트 사업을 주관하는 부서에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는 더욱 크다.

하지만 전체 사업비 3100억원의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1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상황이어서 롯데 측이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6일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오너 일가를 한국 또는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올려놓고 아무 역할 없이 수백억원대 급여를 수령한 혐의와 계열사 간 부당 자산 거래, 오너 일가 관련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1000억원대 배임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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