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7일까지 유물 1404점 소개

금관 등 신라문화와 비교에 도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특별전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를 27일부터 11월27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의 소장품 223건(1404점)을 중심으로 고대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다.

이란 고원 동북단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은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파키스탄 등에 둘러싸인 내륙 국가이다. 지형적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한 이 지역은 서쪽의 유럽, 동쪽의 중국, 남쪽의 인도를 연결하는 문명의 교차로이자,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다. 토착적 요소와 외래적 요소가 상호 융합하여 탄생한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문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지역의 문화 연구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는 4부 구성이다. 각 부마다 테페 푸롤(Tepe Fullol), 아이 하눔(Ai Khanum), 틸리야 테페(Tillya Tepe), 베그람(Begram) 등 기원전후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유적지를 소개한다.

1부에서는 기원전 2000년께 청동기시대 유적인 테페 푸롤을 소개한다. 1966년 발견한 금은기로 유적의 실체가 밝혀졌다.

2부는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군주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 이후 세워진 아이 하눔 유적을 소개한다. 옥수스 강(오늘날 아무다리야 강) 유역에 위치한 이 도시 유적에서는 그리스의 요소뿐만 아니라 인도 상아로 만든 전리품도 발견돼 국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3부에서는 ‘황금의 언덕’이란 뜻의 틸리야 테페 유적과 발굴품을 소개한다. 1978년 소련의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Viktor Sarianidi)의 발굴로 세상에 드러난 이 유적은 당시 이집트의 투탕카멘 발견에 버금가는 중요한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왕으로 생각되는 남성 무덤을 가운데에 두고 주위를 둘러싼 5명의 여성 무덤에서는 수많은 금제 장식들이 발굴됐다. 특히 이 곳에서 출토된 금관(사진)은 일찍이 신라 금관의 기원을 연구하는 유물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쿠샨 왕조의 여름 수도로 번영했던 베그람 유적을 소개한다. 실크로드와 해상무역으로 번영했던 도시의 모습에서 활발했던 동서 문물 교류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054)740·7539.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