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10명 중 6명 “일 더 하고 싶다”

고령자 인구가 유소년 인구에 육박할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65세 이상 고령층 절반은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부채 상환, 자녀 뒷바라지 등으로 노후 준비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다수였다.

팍팍한 살림살이 때문에 고령층 60% 이상은 앞으로 더 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고령자 통계’를 발표했다.

◇ 고령자 인구, 유소년 인구 역전 ‘눈앞’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656만9천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 436만5천명보다 220만4천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0∼14세 유소년 인구는 898만6천명에서 690만7천명으로 감소, 고령자 인구와의 격차가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 대비 고령자 비중은 9.3%에서 13.2%로 상승했고 유소년 비중은 19.1%에서 13.9%로 하락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인구를 뜻하는 노년 부양비는 18.1명이었다. 노년 부양비는 저출산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1975년 6.0명에서 40년 사이 약 3배 늘었다.

고령자 가구는 지난해 11월 1일 기준 372만 가구로 집계됐다. 5가구 중 1가구(19.5%)는 고령자 가구인 셈이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 1인 가구는 122만3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6.4%에 달했다. 고령자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고령자의 결혼·이혼, 장례 등 삶 전반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비율은 2006년 85.2%에서 2014년 77.6%로 줄었다.

이혼엔 관대해져 ‘이유가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 4.2%에서 7.7%로 소폭 상승했다.

고령자 재혼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재혼 건수 중 남성이 65세 이상인 경우는 2천672건, 여성은 1천69건으로 8.3%, 18.5% 각각 증가했다. 특히 사별보다 이혼 후 재혼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자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해 2005년 34.7%에서 지난해 46.9%로 확대됐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 이상은 노후 준비를 별도로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중 ‘노후 준비 능력이 없다’는 응답률은 43.2%에서 56.3%로 오히려 증가했다.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있다는 고령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73.9%, 우울할 때 이야기 상대가 있다는 고령자는 72.6%로 조사됐다.

장례 방법으론 화장을 선호한다는 고령자가 2011년 31.7%에서 지난해 37.3%로 늘어난 반면 매장은 38.8%에서 28.6%로 하락했다.

◇ 남성 고령자 자살 사망률, 여성의 3배

꾸준히 늘어나던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지난해 30.6%로 1년 전(31.3%)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55∼79세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1.2%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74.0%)이 여성(49.7%)보다 취업 의사가 두드러졌다.

‘생활비 보탬’(58.0%) 때문이라는 게 대다수의 응답이었지만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라는 응답자도 34.9%로 나타났다.

고령자의 사망 원인을 분석하면 1위는 암으로, 인구 10만명 당 평균 803.0명이 암 때문에 숨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은 심장질환(351.0명), 뇌혈관 질환(311.1명), 폐렴(209.1명) 순이었다. 암 사망자 중에선 폐암의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206.7명으로 가장 높았다. 남녀 모두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가운데 그다음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 암은 남성에선 간암(155.5명), 여성은 대장암(73.3명)으로 갈렸다.

고령자의 고의적 자해(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10만명 당 58.6명으로 전년(55.5명)보다 늘었다.

특히 남성 사망률은 95.2명으로 여성(32.1명)보다 약 3배나 높았다.

2014년 기준 65세 고령자의 기대여명은 남성이 18.3년, 여성이 22.8년이었다.

다만 질병이나 사고 때문에 아프지 않은 기간을 뺀 기대여명은 남성은 8.9년, 여성은 9.2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건강보험 상 65세 이상 고령자 진료비는 21조3천615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6.8%를 차지했다.

평균으로 따지면 고령자 1인당 343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는 전체 1인당 진료비 115만원보다 3배 정도 많은 규모다.

◇ 하고 싶은 건 여행…실제는 TV 보며 시간 보내

생활비를 스스로 혹은 배우자가 마련한다는 고령자는 58.5%에 달했다. ‘자녀나 친척 지원’은 28.6%, ‘정부, 사회단체’는 12.8% 순이었다.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경우 ‘근로소득·사업소득’으로 충당한다는 고령자가 44.7%였고 ‘연금·퇴직금’은 34.1%, ‘재산소득’은 14.0%로 나타났다.

고령자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41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4만404명 증가했다.

전체 수급자 중에선 2014년보다 3.6%포인트 줄어든 27.0%를 차지했다. 총 수급자가 고령 수급자보다 더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280만2천명으로 전체 고령 인구의 42.3%를 차지했다.

이들의 대다수인 88.3%는 국민연금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55∼79세 인구로 보면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비율은 44.1%인 546만9천명이었다. 월평균 수령액은 51만원으로, 남성은 69만원, 여성은 32만원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노후를 위해 사회에서 ‘노후소득 지원’(39.8%)에 가장 관심을 둬야 한다고 응답했다. ‘요양보호 서비스’(34.2%)가 그 뒤를 따랐다.

아울러 앞으로 늘려야 할 복지 서비스로는 ‘보건의료, 건강 관리서비스’(59.7%)와 ‘소득지원 서비스’(40.6%)를 많이 꼽았다.

한편 지난 1년간 공연, 전시·스포츠를 한 번 이상 관람한 65세 이상 인구는 24.5%로 집계됐다.

그들 중 대다수인 73.0%는 영화를 봤다고 답했다.

복수 응답을 허용한 여가 활용 방법 질문에는 ‘TV·DVD를 시청한다’는 고령자가 83.1%로 가장 많았다. 그냥 쉰다는 응답도 51.3%에 달했다.

그러나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여가에 관광하고 싶다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실제 여가 때 관광을 한다는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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