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신인 신고식
선배들 짖궂은 괴롭힘 대신
캐릭터 의상 입고 행사 즐겨

▲ 메이저리그 ‘루키 헤이징’서 슈퍼마리오로 변신한 오승환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금이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 시즌이다.

‘신인 신고식’ 정도로 풀이되는 루키 헤이징은 빅리그에서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친 신인들의 마지막 통과의례라고 보면 된다.

팀 선배들은 물론 팬들까지 웃음 짓게 하는 이 전통적인 신고식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43)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데뷔 첫해였던 1996년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다저스 선배들이 라커룸에 걸어놓은 박찬호의 양복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것이다.

뒤늦게야 그것이 관례라는 것을 알았으나 그때의 박찬호는 아끼는 양복이 난도질 된 것을 보고 의자를 집어 던지며 분을 참지 못했다.

당시에는 헤이징의 본뜻에 걸맞게 신인들을 괴롭힌다는 의미가 강했다. 선배들도 짖궂었다.

요즘에는 그보다는 오락적인 요소가 더 강해졌다.

다저스의 류현진(29)은 2013년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유령인 ‘마시멜로 맨’으로 변신했다.

▲ 텔레토비로 변신한 김현수. 연합뉴스

이 복장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모양이라 평소에도 엉뚱한 행동을 곧잘 보이곤 하는 류현진과 잘 어울려 웃음을 더했다.

지난해 데뷔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녹색 타이츠에 물음표를 단 리들러(영화 ‘배트맨’의 악당) 의상을 준비했지만, 부상을 당해 루키 헤이징의 날에 참여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최지만(25)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지만은 일본의 민속경기인 스모 선수 복장을 하고 클럽하우스에 나타나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지만의 스모 선수 변장은 에인절스의 주축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와 투수 제러드 위버의 아이디어로 전해졌다.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일본 비디오 게임 ‘슈퍼마리오’의 주인공 루이지로 변신했다.

통역 유진 구는 마리오 옷을 차려입고 나란히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신인 외야수 김현수(28)도 빠질 수 없었다.

김현수는 어린이들의 친구인 ‘텔레토비’의 캐릭터 중 하나인 뚜비 의상을 차려입었다.

29일(한국시간)에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맏형’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루키 헤이징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대호는 미국 음료 브랜드 캐릭터인 ‘쿨에이드맨’으로 변신해 팀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애틀 지역지 ‘시애틀 타임스’의 라이언 디비쉬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로빈슨 카노가 이대호의 쿨에이드맨 복장을 사줬다. 하지만 이대호는 감동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신인인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탓에 루키 헤이징에서 열외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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