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개원 28주년 세미나 개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주행 기술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개원 28주년을 맞아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술 변화와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인공지능과 일자리의 미래’ 주제 발표에서 “4차 산업혁명은 과거의 산업혁명과 같이 일자리 형태를 바꿀 뿐 일자리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1월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만 710만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은 미국 일자리의 47%가 20년 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산업혁명을 포함해 인류 역사상 기술혁신이 일자리 총량을 줄였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증기기관·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부터 정보화·자동화가 핵심인 3차 산업혁명까지 기술혁신은 일자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으로 삶의 질을 끌어올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노동은 기존의 재화와 서비스 생산에서 인간의 자아실현 욕구 충족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변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화와 서비스 생산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담당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아실현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라는 얘기다.

‘디지털 시대 노동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의 산업·노동 환경 변화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화가 미래의 노동 자체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역사적 경험이 보여주듯 변화의 파고에 어떻게 대처하고, 노동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는 결국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화로 인한 변화가 일하는 사람의 부담이나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일자리와 노동의 존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직업훈련 및 직업능력개발훈련을 강화하고, 근로시간 및 장소에 대한 근로자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연구원 황덕순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기반 사업형태 다양화와 고용형태의 분화’, 박찬임 선임연구위원은 ‘플랫폼 노동의 확산과 새로운 사회적 보호의 모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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