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발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지난 9월에 발행액은 물론 조기상환액이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하며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업계의 ELS 발행액은 4조5천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의 7조6천206억원 이후 최대치다.

작년 중국의 금융위기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급락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상품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자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이후 H지수보다는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이 늘어났지만 올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결정으로 유로스톡스 50 지수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이 때문에 7월 ELS 발행액은 2조5천703억원까지 줄기도 했다.

지난 9월 한 달간 ELS 조기상환액은 4조7천816억원을 기록해 역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ELS는 6개월마다 기초자산이 가격수준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약속한 수익과 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조기상환액은 최근 두 달 연속 발행액을 앞질렀다.

8월에도 ELS 조기상환액은 4조4천330억원을 기록하면서 발행액 3조7천263억원을 추월한 바 있다.

발행액보다 조기상환액이 많은 것은 작년 4월(발행액 7조1천212억원·조기상환 7조5천847억원) 이후 1년4개월 만이었다.

ELS 조기상환이 잘 된 것은 H지수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H지수는 올해 2월 중순 7,500대까지 떨어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 9,500선을 회복했다.

ELS 발행액이 다시 늘어난 것은 투자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초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대안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조기상환 요건을 완화하거나 손실회피 기회를 늘리는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ELS가 조기 상환되지 못해도 중도에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을 추가한 ‘리자드형’이나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녹인구간을 30%대로 낮춘 ‘초저녹인’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H지수와 유로스톡스 지수 의존에서 탈피해 일본의 닛케이225 등 새로운 기초자산을 채택하는 ELS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ELS 자산의 신탁계정 편입 및 발행총량 규제 등과 관련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LS 자산의 신탁계정 편입은 ELS 투자금을 신탁법의 보호를 받는 신탁계정에 넣어두게 함으로써 증권사의 부도 등 위험이 발생했을 때 투자금을 보호하기 위해 유력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탁계정 편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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