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사회문화팀

최근 한국기자협회와 중앙자살예방센터 등이 주최한 ‘2016 생명존중 워크숍’을 다녀와서 자살 보도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다룬 자살 기사가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하나의 기사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게 하거나, 구할 수 있는지 등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한 예로 배우 최진실씨가 스스로 목을 매 사망한 직후 자살 사망자 인원을 보면 그 이전에 비해 2배 가량 늘었고, 목맴에 의한 자살 사망자도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 때문이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하거나 생명의전화 등을 통해 자살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간 자살률을 비교하면 한국이 지난해 기준 25.8명으로 가장 높다. OECD 평균(12.0명)에 비해서도 두배 이상 높다.

한국기자협회 등은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지난 2004년 제정된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보완해 지난 2013년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마련했고, 지금은 모바일에 의한 자살을 막기 위해 권고기준 3.0을 제정하는 등 모방 자살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인들도 베르테르 효과가 아니라 파파게노 효과(자살에 대한 보도 자제를 통해 모방자살을 예방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최대한 권고기준을 따르려 한다.

여기에 지자체의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 최근 울산 북구청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18.5명으로 전년(27.3명)에 비해 크게 줄었고, 전국 평균(26.5명)이나 울산 평균(24.3명)보다도 낮았다고 홍보했다. 이 수치는 전국 광역 기초단체 중 서울 서초구와 광주 북구에 이어 세번째로 낮은 것이다. 자살 예방을 위한 노력의 산물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 몰라도 분명히 의미있는 결과다. 각 지자체들이 국비를 얼마나 확보했고, 기발한 사업을 얼마나 추진하는지 등에 대한 경쟁을 벌이듯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경쟁도 필요하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도시 울산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왕수 사회문화팀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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