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이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13일 문학상 순으로 발표된다. 문학상은 당초 6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13일로 1주일 연기됐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10일 이뤄진다. 시상식은 평화상의 경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나머지 부분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나(10억2200만원 상당)의 상금이 주어진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것은 ‘평화상’ 부문으로 역대 최다인 376명(개인 228명, 단체 148곳)이 후보로 추천받았다. 지구온난화 대응에 뜻을 모은 파리기후협정,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드러내며 활동 중인 ‘하얀 헬멧’, 52년 내전을 끝낸 콜롬비아 평화협정의 주역 등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노벨평화상을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리기후협정·콜롬비아 평화협정
시리아 내전현장 누빈 ‘하얀헬멧’
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도 단골후보
오는 7일 발표…12월10일 시상식
수상자에 10억2천만원 상당 상금

◇온실가스감축 ‘파리기후협정’

지난해 말 타결된 파리기후협정은 온난화를 막고자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합의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195개 협약 당사국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했다.

▲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폭격에 무너진 건물에서 갓난아기를 구조한 ‘하얀 헬멧’ 대원의 ‘눈물범벅 영상’이 공개됐다고 미 CNN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연합뉴스

협정에서 당사국들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1.5℃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각국이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이행 결과 검증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은 의무로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콜롬비아 최대 반군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52년간의 내전을 끝내는 평화협정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기후재앙의 치유책을 마련한 공을 인정받는다면 파리기후협정에 서명한 지도자들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White Helmets)도 평화상의 유력한 후보다. 하얀 헬멧을 쓰고 활동하는 시리아 민방위대는 인명 구조를 통해 5년간 이어진 내전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시리아 내전의 참혹함을 알린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5)를 구한 것도 하얀 헬멧 대원이었다. 구조된 옴란이 먼지와 피를 뒤집어쓴 채 병원 응급차에 홀로 앉아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영상과 사진은 전 세계를 울렸다.

▲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195개 협약 당사국은 2015년 12월12일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최근엔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잔해를 헤치고 갓난아기를 구한 후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리는 하얀 헬멧 대원의 영상이 공개돼 큰 울림을 줬다.

하얀 헬멧은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인을 구조하는데 활약한 점을 인정받아 이미 올해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받았다.

전화에 휘말린 고향을 탈출해 고무보트에 의지해 에게해를 건너다 익사 위기에 빠진 시리아 난민들을 구하고 따뜻하게 돌봐준 그리스 섬들의 이름없는 어부, 노인들 등 주민들도 평화상 후보다.

◇콜롬비아 52년 내전 종식 등

반세기 내전에 마침표를 찍는 평화협정에 서명한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도 최근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지난달 26일 역사적인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1964년 설립된 FARC와 정부군이 52년간 내전을 치르면서 콜롬비아는 22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그러나 국민투표에서 가까스로 부결된데다 양측의 평화협정은 파급력이 컸지만 언제든 다시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화협정의 이행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전 중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여성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는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도 단골 후보다. 무퀘게는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 수만 명을 치료하고 국제사회에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해 올해 서울평화상을 받았다.

주목받은 다른 후보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협상 타결에 참여한 협상단과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세이브 더 칠드런’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의 정찰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과 러시아의 인권·난민 운동가 스베틀라나 간누슈키나도 평화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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