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규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전문의가 녹내장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원인 질환이다. 또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데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녹내장의 유병률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전 세계적으로 녹내장 환자는 6430만명이었는데 2040년에는 그 수가 점차 증가해 1억1180만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녹내장은 무엇보다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이창규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전문의와 녹내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고령화 사회 유병률 증가세
방수유출로에 결함 있거나
시신경 혈류 부족으로 발병
안약 사용해 안압 낮추고
레이저 성형술 등 시술도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개방각 녹내장 △정상안압 녹내장 △폐쇄각 녹내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방각 녹내장은 방수유출로(섬유주)에 결함이 생겨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별로 없으며 지속적으로 안압이 높아지면 통증과 시력저하를 느낄 수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과 함께 시신경 혈류 부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역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폐쇄각 녹내장은 방수유출로가 막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갑작스러운 두통과 안구 통증,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때문에 처음에는 신경과적 질환으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즉각적인 처치를 하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회복될 수 없는 시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창규 울산대병원 안과 전문의는 “여러 가지 보고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정상안압 녹내장 발병이 가장 많다. 전체 녹내장의 60~70%가량 된다”고 말했다.

또 녹내장은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진다.

이 전문의는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의 연령은 평균 60세다. 때문에 고연령이 녹내장 위험인자라고 판단할 수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심혈관계 질환이 있을 때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는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 부족이 녹내장 위험인자일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녹내장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안압이다. 안압이 높은 경우에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치료·예방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우선 안압을 떨어뜨리는 치료부터 받게 된다.

이 전문의는 “정상안압 녹내장도 안압을 떨어뜨리면 녹내장의 진행이 느려진다는 보고가 있다.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한 첫번째 치료는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치료 목표치 만큼 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2차적으로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이나 여과수술 등을 시행한다.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에는 즉시 레이저 시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시신경에 혈류 공급을 높이거나 시신경을 보호해주는 안약 및 내복약 등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명확히 나타나는 폐쇄각 녹내장이 아니라면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따라서 40세가 넘어가면 1년에 한 번씩은 안과를 방문해 녹내장 조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 전문의는 “요즘은 건강검진에서 무산동안저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검사를 통해 시신경유두를 촬영해 녹내장성 변화를 판단할 수 있다. 이 검진 사진을 가지고 안과에 방문하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녹내장, 특히 우리나라에서 빈도가 높은 정상안압 녹내장은 조기에 진단해 적절히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소리 없는 암살자’라 일컬어지는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고 효율적으로 치료하길 바란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가다 말면 안 가느니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바로 녹내장 전문의로서 녹내장 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녹내장 치료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중단하면 시신경이 다시 손상되므로 치료를 멈추지 말고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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