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지난 2010년에 수립한 영남알프스산악관광마스터플랜을 다시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6년여 세월이 흐르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획들에 대한 수정과 함께 1, 2단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시설들이 생겼으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는 충분히 동의한다.

산악관광마스터플랜은 2010년에서 2019년까지를 목표년도로 3단계로 나누어 536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도록 돼 있다. 1단계는 2013년까지로 잡고 10대선도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복합웰컴센터 건립, 29.7㎞의 하늘억새길 조성과 억새 군락지 생태복원, 영남알프스 둘레길(56㎞) 조성 및 스토리텔링, 작괘천·석남사 수변공원 조성, 자전거 탐방로 구축, 간월재 휴게소·인공암벽장 건립 등 주로 접근성을 높이는 기본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다. 일부 사업이 지연되기는 했으나 케이블카 설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료됐다.

문제는 2017년까지로 계획된 2단계다. 어느새 3년여가 흘렀으나 그다지 진척이 없다. 이유는 쇼핑을 위한 리테일빌리지 조성과 유스호스텔 건립, 등억휴양소 조성, 어드벤처 힐 등 대부분 민간투자에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경기침체에다 눈에 뜨이게 관광객이 증가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민간투자 유치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석남사 선마을과 수남·작천집단시설지구 조성 등의 3단계 사업도 민간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시도 2, 3단계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해말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울주군은 새 용역을 통해 마스터플랜을 새롭게 구상하겠다는 것이다. 그 계획은 국제행사가 가능한 호텔 조성과 산악영상문화센터 설립, 복합웰컴센터 진입부 경관개선 사업 등으로 요약된다.

아마도 울주군은 이번 영화제를 개최하면서 이같은 시설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시설이 장기적·상시적으로 수요가 발생할 시설인지, 중복투자는 아닌지, 예산마련은 가능한지 등 되짚어볼 점이 많다.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환승센터 등이 들어서는 KTX역세권 개발과 중복투자가 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민간투자 유치의 어려움으로 2, 3단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하는 말이다. 또한 울주군은 복합웰컴센터의 진입부 경관개선을 경주보문단지처럼 명확해지도록 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많은 전문가들이 보문단지는 경주를 망친 개발이라고 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문단지가 경주답지 못한 경주를 만든 것처럼 자칫 산악지역에 어울리지 않는 과한 치장을 할까 걱정스러워서 하는 말이다. 자연을 찾는 사람들의 욕구를 거스르지 않는 최소한의 개발이 산악관광활성화마스터플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