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건수 1인당 2건 제한...보증 범위도 90%로 낮춰
미분양 관리지역 북구 등 울산 분양시장 타격 우려
입지·브랜드 양극화 전망

 

정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은행권의 아파트 집단대출(중도금대출)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건수가 1인당 2건으로 제한되고 보증 범위도 100%에서 90%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아 분양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울산지역 분양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증비율 90%로 보증건수 1인당 2건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25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 중 일부 대책을 계획보다 앞당겨 시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집단대출 보증제도가 10월부터 일부 개편에 들어갔다.

 

우선 주택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는 이날부터 중도금 대출의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기로 했다. 나머지 10%에 대한 위험 부담을 은행이 질 수밖에 없어 은행들의 중도금 대출 심사가 더 깐깐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한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나 분양 사업의 타당성이 부족할 경우 대출 금리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이 줄어든다고 해서 분양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분양가 3억원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통상적으로 1억8000만원(분양가의 6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점은 종전과 같지만, 이 1억8000만원을 대출자가 갚지 못하거나 아파트 건설사업이 중단될 경우 보증 비율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 보증이 1인당 최대 2건으로 제한된다. 종전에는 주택금융공사와 HUG에서 각각 2건씩 총 4건의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 통합 2건으로 줄어들었다.

◇울산 분양시장 일부 영향 받을 듯

이처럼 이달부터 아파트 중도금 대출 심사가 강화됨에 따라 울산지역 분양시장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울산지역에는 이달 중 북구 송정지구를 중심으로 5개 단지에 3467가구가 분양 예정에 있다. 이는 전년 동월(1개 단지 595가구)과 비교해 2872가구나 늘어난 수치로 한 동안 개점휴업 상태에 있던 지역 분양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주택분양업계에선 은행권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유일하게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북구의 경우 이번 대출 규제 강화에 직접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역건설업계 관계자는 “당장 분양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모르겠으나 대출 심사를 강화하게 되면 분양률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며 과거 분양률이 떨어지는 업체는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중도금 대출심사가 강화됨에 따라 지역 분양시장도 작년과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특히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이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에게 제출한 주택담보대출 자금용도별 비중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주택구입에 쓰인 주택담보대출금 비중이 51.5%로 집계돼 50%를 넘었고 주택임대차도 12.3%로 늘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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