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삶·죽음 대한 성찰 드러난 영화
‘은판 위의 여인’으로 BIFF 찾아

▲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지난 8일 동서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은판 위의 여인’ 기자회견을 마친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심리 공포물의 거장인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영화 ‘은판 위의 여인’을 들고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이 영화는 거장 감독의 신작을 선보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됐다.

‘은판 위의 여인’은 19세기 사진촬영 방식을 고집하는 괴짜 사진작가 스테판과 그의 모델이자 딸인 마리, 그리고 스테판의 조수인 청년 장, 이 세 사람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프랑스의 한 고택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다.

유령이 등장하는 호러물이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도드라진 영화다.

구로사와 감독은 지난 8일 동신대 센텀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9세기 은판사진술을 등장시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은판사진은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기술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죠. 그런데도 수많은 영화감독은 수십 초 분량의 컷을 찍기 위해 2~3시간을 들여 찍죠. 그러면서 감독이나 관객은 그 영상 속에 스마트폰과는 다른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담겼다고 믿습니다. 즉 은판사진술을 사용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변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이 바로 영화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프랑스 배우와 스태프를 기용해 찍은 프랑스 영화다.

극의 주요 무대인 음산하면서도 고풍스러운 고택은 제작진이 파리 근교를 3개월 동안 뒤져 찾아냈다.

영화 속에서 이 고택은 사람과 유령이 공존하는 장소로 나온다.

은판사진 속에 영혼을 고정해둔 엄마는 죽은 뒤에도 이곳을 맴돈다.

구로사와 감독은 “프랑스 프로듀서의 제안을 받고 난생처음으로 외국에서 작업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했다”면서 “모든 작업은 통역을 거쳐야 했지만, 촬영이 너무나 순조롭게 진행돼 영화가 세계의 공통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구로사와 감독은 배경이 비록 프랑스지만, 국적과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마리와 장의 러브스토리에도 많은 비중을 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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