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위선적 지식인 "장진구"가 직장을 잃고 대책없이 살아가는 실업자로 변신한다.  탤런트 강석우(44)가 지난 20일 종영한 〈아줌마〉에 이어 1일부터 시작된 MBC의 새 일요 아침드라마 〈어쩌면 좋아〉(극본 박정화·오영숙, 연출 한희,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에서 선량하고 소심한 실직자 공병대 역을 맡았다.  공병대는 다니던 회사가 망하고 빚보증까지 잘못서는 바람에 빈털터리가 되어누나 공희주(김자옥)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가족들과 함께 얹혀사는 인물.  "왜 동네에서 보면,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추리닝 바람에 슬리퍼 찍찍 끌고 만화가게에서 죽치고 있는 아저씨들, 그런 역할이에요. 장진구와 유사한 캐릭터일 것같아 걱정했지만, 서민의 진실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나요."  지난 82년 〈보통사람들〉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그는 품위있고 반듯한 역할을 주로맡아왔다. 따라서 〈아줌마〉의 장진구역은 파격적인 변신이었던 셈. 결과는 기대이상의 대성공이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대화 도중 시선을 다른 곳으로 슬쩍 돌리는 비열한 눈동자 연기는 "압권"이었다고 말한다.  "두드러진 개성을 보여주기보다는 젊은 연기자들 사이에 부드럽게 녹아있는 "노을"같은 존재로 있고 싶어요. 그리고 실직자의 고통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줌마〉가 종용된후 여러 대학에서 강단에 서달라는 청탁이 들어왔지만, 학문적토대도 없이 일주일에 2시간씩 강의를 하는 것은 "사기"일 뿐이라는 생각에 고사했다는 말에서도 "대충하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오는 4월 9일부터 KBS 2TV의 주부대상 아침 토크프로그램 〈행복채널〉의 MC를 맡아 개그우먼 박미선과 함께 진행한다.  "그 동안은 사람에 대해 너그럽지 않았어요. 남들과 이야기하면 아픈 데를 콕콕찌르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마흔고개를 넘으면서 웬만하면 칭찬해주는 쪽으로 화술이 바뀌더군요. 재미있으면서도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토크쇼가 될 겁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기상을 받은 그는 "이 나이에 인기상이라니 쑥스럽지만, 그래도 연기자가 인기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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