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정치경제팀

최근 울산이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진에 이은 태풍까지 잇따른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비교적 큰 자연재해를 겪어보지 못한 울산으로서는 이번 악재가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그 어느때보다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태풍 ‘차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태풍의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중구 태화종합시장의 상황은 처참할 정도다. 태화시장의 한 상인은 “20년 넘게 시장에서 장사를 해왔지만 이런 물난리는 생전 처음이다. 가게는 엉망이고 물건은 못쓰게 되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조선업 불황과 현대자동차 장기 파업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도 이번 태풍으로 두번 울게됐다. 지역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현대차 파업으로 생산과 매출이 절반 가량 떨어졌는데, 이번 태풍으로 인해 침수피해까지 입게되니 도대체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마냥 손 놓고 하늘만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다행히도 전국 각지에서 기관과 기업, 단체 등이 나서 울산의 피해복구를 돕고 있다.

피해복구와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울산의 안전정책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재난대책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막지 못했더라도, 최소한 똑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말이다.

장기파업으로 지역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차 노사도 울산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노사가 피해복구를 위한 인력과 물자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울산의 경제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차가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시기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지만 적어도 노사분규는 당사자인 노사가 조금만 양보하고 타협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하지만 그 위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기회가 될 수도 주저앉을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힘을 모아 산업수도 울산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이우사 정치경제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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