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영화에…’ 주제로
VR사업 대표 등 관계자 모여
가상현실 영화 가능성 타진

▲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창조경제혁신센터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포럼 ‘가상현실(VR) 영화에 뛰어들다’에서 임호교 리그 오브 레전드 아트 디렉터가 ‘가상현실의 현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차세대 영상 플랫폼으로 부상한 가상현실(VR)이 주목 대상으로 떠올랐다.

가상현실의 현재와 스토리텔링, 가상현실 영화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진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10일 부산 해운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가상현실 영화에 뛰어들다’라는 제목의 국제포럼에서 모구라VR의 공동 설립자 쿠보타 대표는 VR은 보거나 듣는 새로운 수단이 아닌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VR의 특징으로 몰입감을 꼽았다. 쿠보타 대표는 “가장 몰입감이 높은 매체인 VR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가본 적이 없는 다른 세계에 가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VR을 활용한 서양의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은 바로 VR의 이러한 특징, 몰입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VR의 또 다른 특징인 ‘현존감’(Sense of Presence)을 살린 VR 콘텐츠가 많다고 말했다.

현존감은 가상의 인물이 실제로 관찰자의 눈앞에 존재해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뜻한다.

쿠보타 대표는 현존감의 사례로 일본의 가상현실 가수 하츠네 미쿠를 들었다.

그는 “몰입감이 VR의 1단계였다면 이후 현존감이 VR의 제2단계가 될 것”이라며 “현존감이 VR 경험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환 스코넥 VR사업 본부장은 과거 새로운 유형의 플랫폼이 생겨났을 때 해당 플랫폼에 적합한 장르의 콘텐츠가 항상 만들어진 점을 언급하며 VR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 VR만의 장르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아케이드 플랫폼에서는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나는 유형의 게임이 인기였다면 콘솔 시기에서는 역할수행게임(RPG)이, PC 온라인 시기에는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모바일 시대에는 누구나 쉽게 즐기는 퍼즐류 게임이 주를 이뤘다.

최정화 본부장은 “VR만의 특징을 잘 살리고 불편함을 해소하는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 ‘이것이 바로 VR 콘텐츠다’라고 내놓는 것이 지금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강지영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교수는 360도 입체화면을 감상하며 관람자의 상호작용이 영화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 VR 영화와 기존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VR 영화는 대체로 기존 영화의 서사구조를 취하지만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접목한 비선형 서사구조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즉, 미리 짜인 이야기가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이야기가 다양하게 흐를 수 있다는 의미다.

VR 영화는 또한 360도 입체화면을 구현하고 있어 전통 영화의 화면배치인 미장센이 아닌 다른 연출 기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는 VR 영화를 연출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면서 강점이 될 수도 있다”며 “사각형의 제한된 프레임이 아닌 360도의 전체 환경이 관객에게 주어지면 그만큼 그 공간과 상황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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