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알프스에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억새밭이 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간월재 등 산군 어디서나 다음달 말까지 억새를 만끽할 수 있다.

억새의 계절이면 전국적으로 억새축제도 잇따른다.

울산에서는 ‘영남알프스억새대축제’(10월1~2일)가 끝났지만, 영남알프스 산군 어디서나 다음 달 말까지 억새를 만끽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등 해발 1000m이상의 9개산이 이어진 곳이다.

이중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 등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도 속한다.

울산과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에 형성된 영남알프스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찬란한 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특히 고산지역에서 넓은 평원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억새밭은 영남알프스에서만 볼 수 있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억새밭은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 간월재에 33만㎡(10만평),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에 198만㎡(60만평), 고헌산 정상 부근에 66만㎡(20만평)로 펼쳐져 있다.

재약산과 천황산 동쪽 사자평에는 약 412만5000㎡(125만평)에 걸쳐 억새밭이 이어진다.

참억새 만발한 정선 민둥산
9㎞거리 억새 산행도 즐길 만
포천 명성산 이달말까지 축제
국내 대표 생태관광지 순천만
갯벌과 어우러진 갈대밭 장관
경주 무장산·창녕 화왕산도
놓치면 아쉬울만한 풍광 자랑

드넓은 억새밭에서는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다. 사진 애호가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다.

동서남북 어디든 시야에 닿는 즉시 한 폭의 그림이 되기 때문에 억새밭을 향해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손색없는 멋진 풍경 사진이 완성된다.

푸른 하늘과 닿아 있는 억새뿐만 아니라 일출이나 석양과 함께 담아내는 억새 사진도 추천할 만하다.

 

KTX고속철이 개통된 뒤 전국에서 수많은 등산 동호인들이 수려한 영남알프스를 찾아 가을 억새의 장관에 탄성을 지르는 곳이기도 하다.

울산 이외에는 민둥산(강원 정선군), 순천만(전남 순천시), 산정호수 명성산(경기 포천시)에서 억새꽃축제나 갈대축제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민둥산억새꽃축제는 지난달 2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일정으로 강원 정선군 민둥산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

민둥산(해발 1117m)은 산 전체가 둥그스름하게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66만㎡(20만평) 가량이 억새꽃으로 덮여 있어 그 모습이 장관이며,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 중 한 곳이다.

민둥산은 이름처럼 정상에는 나무가 없고 드넓은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 밭이다.

능선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기까지 30여분은 억새밭을 헤쳐가야 할 정도다.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억새에 얽힌 일화도 있다.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 산을 헤맸는데, 이후 나무가 자라지 않고 참억새만 났다고 전한다.

▲ 영남알프스 고산지역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억새밭은 환상적이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며, 산자락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산행은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해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에 이른 다음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억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주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발구덕마을을 거쳐 증산마을로 하산한다. 약 9㎞ 거리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는 이달 한 달 동안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및 영북면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

명성산은 전국 5대 억새 군락지 가운데 한 곳으로 49만5000㎡(15만㎡)에 달하는 은빛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가을이면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산이다.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비선폭포 등 폭포를 지나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를 2시간가량 오르면 드넓게 펼쳐진 억새꽃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축제기간 중 억새공예, 억새가훈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억새공예체험장도 상시 운영한다.

이외에도 명성산 억새 군락지에서는 잊지 못할 가을날의 감상과 추억을 편지에 적어 보낼 수 있어 인기가 많은 ‘1년 후에 받는 편지’도 진행된다.

순천만갈대축제는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순천만과 동천 일원에서 열린다.

순천만은 광활한 갯벌과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보고(寶庫)이다. 봄에는 철새의 비상을, 여름철에는 짱뚱어와 갯벌을, 가을에는 칠면조와 갈대를, 겨울에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200여 종의 철새를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생태관광지이다.

특히 가을에 펼쳐지는 황금빛 갈대 물결과 수많은 철새가 이곳을 찾으면서 가을에 꼭 가봐야 할 필수 관광지 중에서 첫 번째로 손꼽힌다.

전남 장흥군의 천관산도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로, 가을철이면 아름다운 억새밭 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멀리 보이는 청정지역 회진 앞바다에서는 전어들이 뛰놀고 강태공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장면은 한 폭의 그림이다.

천관산 억새는 가을이 여물어가는 9월 중순께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에 장관을 이룬다.

그 색깔은 햇살 강도와 방향에 따라 하얀색이나 잿빛을 띤다. 가장 보기 좋은 흰색은 태양과 억새 각도가 45도 이하를 이루며 역광을 받는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 태양을 안고 바라보아야 그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또 무장산(경북 경주시), 화왕산(경남 창녕군), 황매산(경남 합천군), 무등산(광주 북구), 오서산(충남 보령시), 산굼부리(제주 조천읍)도 억새의 장관을 즐기는 데 손색이 없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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