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를 위한 각계 도움손길에 감동
올바른 기부문화가 뿌리 내리기 위해선
기업 사회공헌과 함께 개인기부도 중요

▲ 김진술 KT&G 서울본사 부장

최근 울산은 과거에 겪지 않은 어려움을 한꺼번에 맞이하고 있다.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의 침체와 경쟁력 약화로 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이은 지진과 태풍피해로 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수해지역은 갑자기 내린 폭우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하였으나,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과 정이 담긴 성금으로 수해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어려울 때 상부상조하는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이 돋보인다. 이번 태풍피해가 조기에 복구되기를 기원하면서 진정한 나눔의 실천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과거 국민들은 국가 주도의 준조세적 모금과 기부금 집행에 대한 불투명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기도 했다. 기부는 돈 많은 사람들의 자랑거리로 자신과는 동떨어진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기부행위가 일회성에 그치거나 감상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 기부금액이 커야하고 꼭 돈으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기부형태 또한 기업의 통 큰 기부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사회봉사, 재능기부 등으로 기부형태가 다양화되어야 한다. 이런 기부활성화를 통한 나눔의 확산은 우리 삶의 질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다운 삶을 우선시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여 국가와 지방정부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의 자발적인 자선활동이 필요한 이유이다. 기업은 이윤추구만이 아니라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책임, 즉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하다. 지난 1996년부터 약 10년 동안 1020억원을 투자하여 울산대공원 시설을 조성한 후 시에 무상 기부한 주식회사 SK의 통 큰 기부는 오랫동안 기억될 기업의 지역공헌사례이다.

세계 최고의 갑부이자 기부왕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성공이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가 보다는 당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는가로 측정되는 것이다”라며 천문학적인 자기재산의 절반 이상을 전 세계 50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백신개발과 의료지원에 기부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주식 99%를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오히려 돈 많은 사람들이 베풀거나 기부하는 것에 인색하다는 일반사람들의 사회통념을 무색케 하는 사례이다. 필자는 이러한 미국 기업인의 통 큰 기부금액보다는 자발적인 사회 환원과 기업가의 따뜻한 마음에 주목한다.

다양한 기부형태 중 개인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여 기부하는 사례도 있다. KT&G는 몇 해 전부터 기부활동 프로그램 중 ‘상상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상상펀드’는 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자발적으로 기부한 상상펀드 계좌와 월급여 중 만원미만의 자투리 금액으로서, 회사는 직원들의 기부금액에 동일한 금액을 더하여 적립한다. 적립된 기부금은 일반직원으로 구성된 ‘상상펀드 운영위원회’에서 기부수혜자를 투명하게 심사하여 결정하게 된다. 필자도 오래전부터 자발적으로 상상펀드에 동참하고 있다. 기부운영은 일반직원들에 의한 상향식 제안과 추천으로 선정되고 있고, 기부금의 과소를 떠나 개인 기부활성화를 위한 차별화된 기부형태가 아닌가 싶다.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체 기부금액 중 직장인이 차지하는 개인기부 비중이 6.4%인 반면 미국 직장인의 기부비중은 57%라고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더불어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올바른 기부문화가 확산되기 위하여 기업 수익의 사회 환원과 더불어 개인 기부가 더욱 더 활성화되고 사회봉사, 재능기부 등 개인기부 형태가 다양화되길 기대해 본다.

김진술 KT&G 서울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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